트럼프 행정부, "애들 다 감염시켜라" 문건 발견

      2020.12.17 09:06   수정 : 2020.12.17 13: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미 보건복지부 고위 관리들이 유아·어린이·청소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을 통한 집단면역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CNBC는 16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 등이 마이클 카푸토 전 보건복지부(HHS) 대변인과 그의 선임 보좌관 폴 알렉산더 등의 이메일 내용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보면, 알렉산더 보좌관은 지난 7월 4일 카푸토 전 대변인을 비롯한 다른 보건부 관리들에게 "고위험군이 아닌 집단을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걸 허용해 집단면역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와 기저질환이 없는 중년은 위험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고 콕 찝으며 "우리는 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돼서 항체를 지니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고문은 이런 전략을 미국 의약품 규제당국인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븐 한 국장에게도 제안했다.


카푸토 전 대변인도 7월 24일 다른 보건부 관리들에게 "우리가 다시 개방 정책을 쓰고 대량 감염을 유도해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감염되게 하고, 노약자들만 강하게 통제하는 게 최선일 수도 있다"면서 '자연적인 바이러스 노출을 통한 집단면역' 전략을 거론했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앉힌 측근들이지만 지난 9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들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정치적 개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DC가 코로나19 상황에 관해 매주 발간하는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수정할 권한을 요구, 관계자들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또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의 언론 인터뷰 답변 내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시도도 포착됐다.

카푸토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임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보건부 고위직에 아무런 의학·과학적 배경이 없는 카푸토가 임명돼 논란이 일었었다.
카푸토는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맡았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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