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목숨건 복수극..딸 죽인 갱단 10명 3년간 추적해 감옥보내

      2020.12.17 15:29   수정 : 2020.12.17 17: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멕시코에서 영화 ‘테이큰’과 같은 일이 실제 일어나 화제다. 17일 뉴욕타임스(NYT) 등은 갱단에 납치·살해된 딸의 복수를 위해 3년간 이들을 집요하게 추적해 복수에 성공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리암 로드리게스는 딸 카렌(당시 20세)과 함께 멕시코 국경 지역 산 페르난도에 살고 있었다.



카렌은 2014년 1월 차를 운전해 외출했다가 트럭을 탄 폭력 조직에 납치됐다. 총기로 무장한 조직원들은 카렌의 차가 정차해 있을 때를 노려 그녀에게 위협을 가한 뒤 강제로 트럭에 태웠다.


로드리게스는 조직의 요구대로 대출까지 받아 딸의 몸값을 지불했지만, 이들은 끝내 카렌을 살해했다.

로드리게스는 딸의 복수를 다짐하고, 범인 추적에 나섰다. 그의 뇌리에 범인들이 전화로 돈을 요구하던 중 수화기 너머로 다른 남성을 “사마”라고 부르는 던 게 스쳤다. 이에 딸의 페이스북을 이 잡듯 뒤져 사마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이 찍힌 사진을 찾아냈다.

로드기게스는 범인에게 자신의 신분을 들키지 않으려고 머리를 염색하는 등 치밀힌 모습을 보였다. 사마와 그 주변 인물을 탐색하며 정보를 끌어 모았고, 이를 경찰에 넘겨 결국 범인 검거로 이어졌다.

그와 함께 범인을 붙잡은 경찰관은 “로드리게스가 모은 범죄 조직 정보는 이전에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자세했다”며 “그녀는 정부 기관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체포된 10대 조직원 중 1명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배가 고프다고 했을 때 치킨을 사주며 설득해 카렌이 살해당한 장소와 조직 관련 정보를 알아냈다. 이를 토대로 찾은 범행 현장에는 수십 구의 시신이 있었고, 그중 카렌의 소지품과 유해도 발견됐다.

그는 권총으로 무장하고 다녔고, 몇몇 조직원은 직접 체포하기도 했다. 3년간 검거된 조직원이 10명에 달한다.

하지만 결국 이 복수극은 비극으로 끝맺었다. 2017년 3월 시우다드 빅토리아 교도소에서 일어난 대규모 탈옥 때 이들 조직원 일부도 탈옥해버린 것이다.
이 탓에 로드리게스는 그해 5월 ‘어머니의 날’ 자택 앞에서 탈옥한 갱단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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