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나 병상요청했는데"..코로나 확진후 입원못해 자택서 사망
2020.12.18 07:43
수정 : 2020.12.18 09:20기사원문
서울시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저질환이 있는 60대 환자가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 만인 15일 병상 대기 중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는 지난 4일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이후 11일 아내가 확진 판정을 받자, 재검사 후 양성이 나왔다.
이 환자는 고혈압, 당뇨, 심부전증, 퇴행성 관절염 등 4가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병상 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14일 오전부터는 가래에서 피가 나오고 기침이 심해지는 등 급격히 증세가 악화됐다. 동대문구 보건소 측은 “2차례나 긴급 병상 배정을 요청했으나 끝내 배정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먼저 입원해 있던 아내가 연락이 끊긴 남편이 걱정돼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가 자택에서 사망해있는 그를 발견했다.
이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병상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달 초부터 확진자 폭증에 따른 행정·의료시스템의 과부화로 병상 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시의 병상 대기 확진자는 50명을 넘어섰고 생활치료센터 대기자도 200여명에 달한다. 경기도에서도 이날 0시 기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환자는 299명, 생활치료센터 대기자도 155명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1000명대를 기록함에 따라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14명이다. 위중증 환자 수도 전날보다 16명이 늘어 242명에 이른다.
지난 16일 오후 8시 기준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총 80개다. 이 중 79개가 사용 중으로 입원 가능한 병상은 1개다.
서울시는 이번 주 안에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2개를, 연말까지는 6개 상급종합병원에 총 18개 병상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입원 환자 중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그만큼 사용 가능한 중증병상이 추가될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병상 가동 상황과 관련 “민간병원, 공무원, 군, 경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어 아직은 한계가 곧 한계에 도달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중증병상이 바닥나지 않도록 최소한 1~2개는 남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