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따로없는 임기말 백악관

      2020.12.20 16:47   수정 : 2020.12.20 16:47기사원문
임기를 한달 남긴 '트럼프 행정부'가 내부 분열되고 있다. 미 대선 불복을 두고서 의견충돌이 벌어지고 조바이든 차기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를 두고서도 내부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지난 18일 주재한 회의에서 백악관 참모진들간의 고성이 오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드니 파월 변호사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미 대선 결과 뒤집기 제안에 일부보좌관들이 반대하며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플린 전 보좌관은 이날 회의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기존의 제안을 되풀이했는데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보좌관들은 이에 거세게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플린의 제안에 동조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없이 음모론으로 가득 찬 파월 변호사의 주장을 TV 등에서 더 많이 언급할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하면서 파월 변호사처럼 싸워야 한다고 말해 왔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충복'이었던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경질했다. 트럼프가 연일 제기하고 있는 대선 조작 의혹을 거들지 않았다가 막판에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직후에는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후 미국 전역을 휩쓴 인종차별 반대시위 진압에 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에스퍼 전 장관이 반대하자 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충복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도 갈등설이 불거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8일 미 정부기관 해킹 배후로 러시아가 확실하다고 못박았지만 수 시간 뒤인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 배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는 미 사상 최악의 이번 해킹이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점이 "꽤나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팟캐스트 마크 레빈 쇼와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 관계자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그러나 수시간 뒤인 새벽 트럼프는 트윗을 통해 다른 얘기를 했다. 트럼프는 우선 이번 해킹을 평가절하했다. 그는 "사이버 해킹은 가짜뉴스 미디어에서 실제보다 훨씬 더 부풀려져 있다"면서 "나는 완전한 보고를 받고 있다. 모든 것은 잘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가 무슨 일만 생기면 단골 용의자가 된다"면서 "그 이유는 주류 언론(Lamestream)이 대개 금전적인 이유로 공포를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신 "아마도 (이번 해킹 배후는) 중국일 것(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트럼프에게는 민감한 사안이다.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개입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들을 퍼뜨렸다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가 트럼프에게 손을 뻗어 영향력을 미쳤는지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오자 자신은 결코 러시아와 협력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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