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에 밀려..임산부 대기 중 '사산'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수가 24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일반 응급환자 치료가 늦어져 임산부가 사산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하루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환자는 24명이다. 지난 1월 코로나 유행 확산 이후 최다 규모다.

누적 확진자도 21일 0시 기준 5만591명으로, 지난 10일 0시 기준 첫 4만명대가 된지 불과 11일 만에 5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폭증에 일반 응급환자 치료에도 비상이 걸렸다.

응급실을 찾아도 진단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뒤에야 처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경기도의 한 임산부가 대기 중에 아이를 사산한 사고도 발생했다. 이 임산부는 태반 조기박리 증세를 보여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가 아이를 사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산된 아이의 남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구급 대원들은 집에서 타이레놀 먹고 버티다가 다음 날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 후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며 "아내는 입원을 하면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아 전날까지 입원했다가 퇴원했던 고위험성 임산부 환자"였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청원에 따르면 임산부는 패혈증으로 인한 심부전증 등으로 인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청원인은 "구급대원들이 **대병원 응급실은 코로나로 인해 폐쇄라서 갈 수 없다는 동문서답을 내놨다"며 "구급대원과 통화한 ** **대 병원에서는 고열의 산모가 온다는 것이 아무래도 코로나 시국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들이 모여 있는 곳이 분만장이기 때문에 거절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코로나 외 열과 동반한 다른 응급질환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구급대원들의 잘못에도 엄중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e-mail] 조윤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