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장 '대량생산의 꿈' 이뤄줄 파트너는 마그나였다

      2020.12.23 15:40   수정 : 2020.12.23 15: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LG전자가 내년 7월 출범할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의 파트너로 캐나다 업체인 마그나를 낙점했다. 대량생산 체계를 조기에 갖추고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LG전자의 제조 역량에 마그나의 설계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내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 이번 사업 판단의 배경이다.



■제조·설계 고수가 제대로 만났다
LG전자는 23일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설립에 대해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며 "합작법인이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성장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기술 회사인 마그나는 1957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3위 수준이다. 파워트레인 외에도 샤시, 내·외장 등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 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과 제조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양사의 뚜렷한 장단점을 상호 보완해줄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합작법인은 마그나는 물론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조기에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마그나 차기 최고경영자(CEO)인 스와미 코타기리는 "파워트레인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마그나의 전략을 LG전자와 함께 하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활용해 급부상하는 전동화 부품 시장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용 LG전자 전장(VS)사업본부장(부사장)도 "무한한 가능성과 성장 기회를 가진 전동화 부품 사업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며 "합작법인은 LG전자의 뛰어난 제조기술력과 마그나의 풍부한 경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가겠다"고 했다.

마그나 합작법인(파워트레인)이 설립되면 LG전자의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램프) 등 3개 사업 축을 보유하게 된다. 이들 모두의 실적은 VS사업본부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에 합산된다.

이 회사는 전장을 미래의 캐시카우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를 신설했다. 이어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했다. 지난해 말에는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앞서 LG전자는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와 재규어 I-PACE 등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친환경차 시대, LG-현대차 접점 넓어진다
마그나의 대표적인 고객사로는 현대차가 있다. 이날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LG전자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는 것은 없지만 마그나 쪽에서는 상당수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마그나는 자동차 부품 쪽에서 세계적인 기업이다.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마그나와 합작사도 갖고 있다. 현대위아가 지난 2009년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자회사 마그나파워트레인의 합작사 '위아마그나파워트레인'을 설립해 4륜구동(AWD) 관련 부품을 공급한다.

현대차는 최근 LG전자와 최근 내년에 출시할 전기차 아이오닉의 '콘셉트 캐빈'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와 가전이 결합된 콘셉트 캐빈에는 슈즈케어기, 커피머신, 의류케어기 등이 탑재됐으며 플렉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국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이번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합작사가 전장사업을 주력으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부문과는 중점 분야가 애초에 다르다는 것이다. 일부 업무가 겹치는 배터리팩 부품 관련 사업도 규모나 시장 장악 측면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작은 전장 부문에서 LG전자와 마그나의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기차 배터리와 겹치는 부분을 굳이 찾자면 배터리 팩 정도다. 하지만 이 분야는 현재 완성차 회사에서 직접 만들거나 완성차 회사가 배터리 회사에 공급을 요청하는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목표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삼성전자도 전장부품 자회사인 하만의 수장을 교체하는 등 스마트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김병덕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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