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 '저소득층 직격탄'...자영업자 유동위험↑

      2020.12.24 11:00   수정 : 2020.12.24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계대출이 확대되면서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장기화로 경기부진이 지속돼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저금리나 만기연장 등 대출여건이 달라질 경우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은행은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계의 소득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가계대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역시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전체 차주의 LTI(Loan To Income)는 올해 3·4분기 말 평균 225.9%로 지난해 말보다 8.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은 LTI 100% 이하 차주는 48.3%로 지난해(50.0%)보다 줄어 절반 아래로 축소된 반면 빚 부담이 소득의 세배를 넘는 LTI 300% 초과 차주 비중(23.6%)은 지난해(22.3%)보다 1.3%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저소득 차주의 LTI(328.4%)가 가장 높고 전년말 대비 가장 큰 폭(15.5%포인트 상승)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중소득(188.7%)과 고소득(232.0%) 차주는 지난해말보다 각각 8.6%포인트, 7.1%포인트 상승했다. 취약차주의 LTI도 246.3%로 전년말(237.7%)보다 8.6%포인트 상승했지만 저소득층의 LTI(328.4%)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취약차주 중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인 차주 수의 비중이 52.9%에 달하고 차입제약 등으로 이들의 LTI(142.8%)가 크게 낮은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은 올해 3·4분기 35.7%로 2018년말(39.6%)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장기화된 영향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차주의 LTI 상승에도 불구하고 DSR이 소폭 하락해 아직까지는 가계부문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정도가 우려만큼 크지 않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DSR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금리하락, 대출만기 장기화 등의 영향이 점차 축소되고 있어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소득 증가세를 크게 상회하면 채무상환능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다른 요인의 변화 없이 올해 3·4분기의 가계부채 및 소득 증가세(7.0% 및 0.3%)가 향후 1년간 지속될 경우 DSR은 35.7%에서 38.1%로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득 대비 채무상환부담 정도가 매우 큰 DSR 70% 초과 차주가 전체 부채의 40%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기 부진 지속으로 가계소득여건 부진이 지속하는 것으로 이는 현재 양호한 가계대출 건정성 지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대출 만기 연장이나 금리하락, 분활상환방식 대출확대 등 가계대출 구조 개선이 채무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는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 대비해 가계부채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감소가 자영업자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영업자중 적자가구는 정부의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로 인해 크게 늘어나지 않지만, 유동성 위험 및 상환불능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예상이다.
유동성 위험과 상환불능 상황에 동시에 처하게 되는 가구의 비중도 0.4%에서 2%대로 상승해 이들 가구의 경우에는 이전 상태로 회복이 어려워진다고 예측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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