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도위기 커졌다...부도율+신용위험 확대

      2020.12.24 14:43   수정 : 2020.12.24 14: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사태로 빚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기업들의 부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의 유동성 위험 등 기업대출 리스크가 가계대출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를 테스트한 결과 기업대출의 부실이 가계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가격 하락과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금융기관의 자본비율도 상당폭 하락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기업대출의 경우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부도율이 코로나 충격 전 1.36%에서 충격 이후에는 2.29%로 0.93%포인트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신용손실도 21조3000억원에서 48조1000억원으로 26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경기부진으로 8조2000억원이 늘고 금융불균형 조정으로 15조9000억원이 증가한다는 추정이다.

이는 가계대출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가계 역시 경기부진과 금융불균형 조정 영향으로 가계대출 부도율이 충격 전 0.96%에서 충격 이후에는 1.32%로 높아지고, 신용손실도 13조5000억원에서 18조7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기업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대출 비중이 100% 웃돌기 시작한 것 역시 가계보다 기업에서 먼저 나타났다. 이는 악화된 기업들의 수익과 늘어난 대출과도 연관돼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크게 악화됐다. 매출액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2020년 상반기중 -7.0%로 전년동기(-0.8%) 대비 큰 폭 하락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1.9%)이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대기업은 크게 감소(-7.3%)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도 업황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전년동기대비 -23.5%)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5.0%에서 올해 상반기 4.2%로 줄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4.4배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5배로 나타났다. 이자지급능력이 취약한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 역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2019년 상반기 37.3%에서 2020년 상반기 42.4%로 중소기업의 경우 절반 이상(49.7% → 52.8%)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기업도 올해 상반기중에 동 비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25.3% → 32.4%)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의 여신 비중은 2020년 상반기말 36.1%로 전년말(28.3%) 대비 7.8%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영향이다.

은행의 신용리스크에 영향을 미치는 총신용익스포저가 확대된 데도 기업대출 영향이 컸다. 상반기중 원화대출금이 전년말 대비 109조1000억원(6.4%) 늘어나면서 총신용익스포저는 254조1000억원(8.0%) 증가했는데 차주별로 기업대출이 81조3000억원 증가해 가계대출 증가액(27조30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대출 익스포저 중에서 기업 비중도 2019년말 59.8%에서 2020년 6월말 60.5%로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책당국의 금융지원, 기업의 유동성 확보 노력 등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이 크게 늘어 향후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될 경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평가다. 다만 기업 경영여건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업의 실적 회복 지연에 따른 유동성 부족 및 신용위험 현재화 가능성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감소가 자영업자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영업자중 적자가구는 정부의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로 인해 크게 늘어나지 않지만, 유동성 위험 및 상환불능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예상이다.
유동성 위험과 상환불능 상황에 동시에 처하게 되는 가구의 비중도 0.4%에서 2%대로 상승해 이들 가구의 경우에는 이전 상태로 회복이 어려워진다고 예측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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