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매각 막전막후

      2020.12.25 06:00   수정 : 2020.12.2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진중공업은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공동관리)에 들어간 후 2020년이 끝나기 전에 새주인을 찾았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동부건설을 중심으로 한 한국토지신탁, NH PE-오퍼스 PE 컨소시엄이다. 4년 여만에 구조조정 종지부를 찍게 된 셈이다.



■일부 자본잠식에 지원안 마련..채권단 내홍도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채권단 자율협약 후 일부 자본잠식을 겪었다. 주채권은행 산업은행과 부채권은행 우리은행간 내홍이 심해지자, 우리은행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채권단 탈퇴까지 고민했었다.

협의를 통해 만든 안이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4억4000만달러(한화 5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출자전환 계획이다.

당시 채권단은 유상증자는 5억달러, 출자전환은 3억달러 등 총 8억달러(9200억원)까지 실시할 수 있게 한도를 늘렸다. 3억6000만달러(4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출자전환 여력을 남겨놓고 재무구조 악화 등 비상시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였다.
이를 통해 수빅조선소의 2020년 흑자도 기대했다.

■1조 투자유치 실패..알짜 자산은 다 매각
하지만 고정비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이에 한진중공업은 2018년 2월 삼일회계법인을 투자유치 자문사로 선정하고, 투자자 찾기에 돌입했다.

투자자 유치와 함께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이 자녀 몫으로 아껴뒀던 항공기 기내식 서비스 자회사 하코도 아워홈에 매각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부인이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인 구명진씨인 것을 고려하면 집안 사람한테 매각한 셈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 발전계열사인 대륜발전, 별내에너지, 강북과 경기북부 도시가스업체인 대륜E&S 등 3사에 대한 외부자금 투자유치도 받았다.

하지만 1조원 규모 투자자 유치는 결국 실패했고, 2019년 1월 한진중공업의 핵심 조선 사업장인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모든 자구책이 역부족였다.

■주식거래 중지 수모도..조남호 회장 경영권 넘겨
한진중공업은 2019년 2월 13일 주식거래가 중지되기도 했다. 자본잠식이 50% 이상 발생했기 때문이다. 비지배지분 제외 자본총계는 전년 5579억원에서 -7415억원이 됐다. 자본총계가 1조2994억원 마이너스가 나는 셈이다. 자본총계를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은 같은 기간 109.0%에서 -139.9%가 됐다.

결국 조 회장은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겼고, 채권단은 지난 4월 매각을 결의했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산업은행의 셀프매각 논란도 일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케이스톤파트너스와 손잡으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였지만 입찰한 3곳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내면서 밀렸다. 예비협상대상자는 SM(삼라마이더스)그룹으로 정해졌다.


■동부건설 컨소, 시너지로 조기 경영정상화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이긴 하나, 포스트코로나 이후 건설업과 조선업분야에서 친환경관련 프로젝트 등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컨소시엄 참여회사들과 사업적 시너지를 통해 조기에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업 정상화를 위해 방산 특수선 분야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조선업 분야의 고부가가치 선박 및 틈새시장을 철저히 분석하여 차별화된 전략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진중공업 주식매매 계약상에 인력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데다 기술력을 살려 제대로 된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다.
고용을 보장하지 않거나 영도조선소 부지를 매각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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