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의사 "인종차별로 코로나치료 못받아 죽는다" 영상 남겨
2020.12.25 08:08
수정 : 2020.12.25 11:10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코로나19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인종차별 때문에 제대로 치료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미국 흑인 의사 수전 무어가 끝내 숨졌다고 영국의 BBC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어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대학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심한 통증을 느낀 무어는 백인 의사에게 진통제를 추가로 투여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외면 받았다.
무어가 거듭 통증을 호소한 끝에 병원은 무어를 검사했고, 폐렴 증세가 발견된 뒤 진통제 추가 투약이 이뤄졌다. 그는 “흑인은 치료를 구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내가 진통제를 요구하자 백인 의사는 나를 마약 중독자 취급을 했다. 나는 마약을 복용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 백인 의사는 내가 의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흑인들은 이런 식으로 죽는다"고 덧붙였다.
무어는 지난 7일 의사의 권고대로 병원에서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후에도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무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을 받지 않자 구급차를 보냈다.
구급차가 무어의 자택에 도착했을 때 무어는 이미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무어는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는 급속하게 악화했다.
결국 무어는 페이스북을 통해 병원의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영상을 올린 지 약 2주 만인 지난 20일 사망했다.
무어의 경험과 죽음은 흑인이 직면한 의료 불균형에 대한 비난을 촉발 시키고 있다. 실제 미국 흑인은 백인보다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메이카 태생인 무어는 미국 미시간주에서 자랐으며, 미시간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증을 취득했다.
한편 병원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의료 분야의 인종적 차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으로,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혐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