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임대료 안올린 그분…첫 전화가 "1년치 월세 절반 돌려주겠다"

      2020.12.29 09:18   수정 : 2020.12.29 13:45기사원문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부는 임차인의 어려움을 감안해 임대료를 낮춘 착한임대인의 세액공제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키로 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을 위해 1년 임대료 절반을 되돌려 준 임대인이 진짜 있었다.

광주 광역시에서 양초제작 납품업을 하고 있는 홍영수씨는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깜짝 놀라 감동했던 일을 소개했다.


"성당에서 기도할 때 쓰는, 유리컵 안에 들어 있는 초, 컵초를 제작해서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홍씨는 "상반기부터 미사가 중단되고 또 미사를 해도 모임 못하니까 당연히 초 켜는 사람들이 없어 매출이 거의 50%이하로 줄어 들었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가게터를 11년째 임차해 쓰고 있다는 홍씨는 "22일 저녁 집에 있는데 갑자기 임대인한테 전화가 왔다"며 "그분이 저한테 전화한 것은 11년만에 처음이다"고 했다.

이어 "깜짝 놀라서 전화를 받았더니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죠'라며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임대료를 1년 절반 돌려드릴테니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하더라"고 전화 내용을 밝혔다.

홍 씨는 "1년 것 절반 돌려준다고 말을 들으면서도 두세 달 것 돌려주시겠지 설마하면서 계좌번호를 불러드렸는데 잠시 후에 은행에서 문자가 왔다"며 "금액을 보니까 1년 걸 정확히 계산하셔서 50%를 입금하셨더라"고 놀라웠던 순간을 설명했다.


진행자가 "임대인이 특별히 하신 말씀은 없는지"를 묻자 홍씨는 "그냥 열심히 하시라고 사업 번창했으면 좋겠다고 그 말씀외 다른 말씀은 안 하셨다"고 답했다.

홍영수씨는 "11년 동안 임대료를 올린 적 없었다"며 임대인에게 고마움을 나타낸 뒤 "이 좋은 상황을 나만 누리면 안 되겠다 싶어 일부라도 다른 사람들과 나누겠다"고, 기부의사를 나타냈다.


홍영수씨를 감격하게 한 착한 임대인의 일은 누군가의 선한 행위가 많은 이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면서 선한 행위로 이어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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