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확인했지만” 명민호 선원 7명 악천후로 모두 실종

      2020.12.30 20:41   수정 : 2020.12.30 20:41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29일 저녁 제주도 북부 해상에서 제주시 한림선적 외끌이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톤)가 높은 파도에 떠밀려 뒤집힌 채 파손되면서 타고 있던 선원 모두 실종됐다.

제주해양경찰청은 30일 오전 3시47쯤 제주항 서방파제에서 32명민호가 파손·전복되면서 선원 7명이 모두 실종됐다고 밝혔다.

해경은 해당 어선이 외부 충격과 화재에 매우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져 충돌 후 완파돼 사실상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배에는 선장 김모(55)씨를 비롯해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3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에 따르면, 32명민호는 29일 오후 7시44분쯤 제주항 북서쪽 2.6㎞ 해상에서 전복됐다.


해경은 이 배가 서귀포시 성산포항에서 출항해 한림항으로 이동하다 기상 악화로 전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사고 당시 전화 통화를 통해 선원 7명 중 5명(한국인 2명·인도네시아인 3명)이 살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선미 쪽 하부 선실 내에 타고 있었으며, 나머지 한국인 선원 2명은 조타실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이에 따라 30일 새벽 3시13분까지 11차례의 통화와 구조대원이 전복된 선체에 올라 고무망치로 배 바닥을 두드리면서 선내에 생존 반응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총 8차례에 걸쳐 잠수 장비를 착용한 구조대원을 투입해 선내 진입에 나섰으나, 거센 파도로 모두 실패했다.

더욱이 30일 0시를 기해 풍랑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악천후로 오전 3시47분쯤 어선이 제주항 서방파제에 부딪히며 선체가 파손되면서 선원 7명이 모두 실종됐다.

사고 해역에는 강풍특보와 함께, 초속 12∼20m의 강한 바람과 4∼5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인명 수색·구조에 난항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구조대원 2명이 다쳤고, 고속단정 2척이 침수됐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해역의 수온은 18~19도로 국제 매뉴얼 상 최대 33시간까지 생존 가능하다. 하지만 제주 전역에 강풍특보와 풍랑경보가 발효돼 골든타임은 줄어들 수 있다.

해경은 제주항을 중심으로 동서 약 6.1km, 남북으로 5.9km 해상을 정밀 수색하고 있다.
함선 6척, 항공기 4대와 조명탄 300여발을 투입해 야간수색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육상 수색도 진행되고 있다.
총 444명(해경 282명·소방 13명·경찰 9명·남해어업관리단 80명·해양수산관리단 30명·제주도 50명·제주시 110명)이 동원된 가운데, 제주시 도두동 사수포구에서부터 삼양동 해안가까지 실종자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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