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년사서 '국민' 14번 언급…"'국민의 검찰' 돼야"
2020.12.31 13:10
수정 : 2020.12.31 13:38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연이은 갈등과 두 차례에 걸친 직무배제, '정직 2개월' 징계처분 등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가장 강조한 단어는 '국민'이었다.
추 장관의 뒤를 이어 지명된 박범계 장관 후보자가 강도높은 '검찰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윤 총장은 자신이 줄곧 지향해온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에 대한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어수선했던 검찰 조직을 추스르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이 31일 검찰 직원들에 보낸 새해 신년사엔 '국민'이 14번 등장한다. 지난해 7월 취임사에 24번이나 언급했던 것이 비해 그 숫자가 줄긴했지만 여전히 '국민'은 윤 총장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핵심 사안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신년사에서 "검찰개혁의 목적과 방향이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한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차장검사 대상 강연에서 했던 발언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당시 윤 총장은 "검찰개혁의 방향은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 한다"며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은 동전의 양면이다. 국민의 검찰은 검찰의 주인이 국민이라는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한다는 뜻"이라고 한 바 있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공정한 검찰'이란 수사착수, 소추, 공판, 형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편파적이지 않고, 선입견을 갖지 않으며, 범죄방지라는 공익을 위해 부여된 우월적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민의 검찰'이란 오로지 그 권한의 원천인 국민만 바라보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총장은 검찰 조직이 법률전문가 집단으로서 "국민들이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사건관계인의 말을 경청하고 세심히 살펴서 국민들에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직자로서의 처신에 대한 경고도 내놨다. 윤 총장은 "검찰이 크게 변화하고 국민들이 그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보자"며 "국민들께서 항상 지켜본다는 생각으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공직자로서의 몸가짐도 각별히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1월1일 시행될 검경 수사권조정과 확산일로에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을 주문하면서도 '국민'이란 단어를 집어넣었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을 두고 "국민들께서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고, "코로나19로 민생경제가 매우 어려우므로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이 일시적인 과오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그 사정을 최대한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이 취임 이후 줄곧 유지해온 '공정' 과 '국민'의 가치에 '인권'과 '자유주의'를 결부시킨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는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은 '인권 검찰'의 토대가 된다"며 "실질적인 '인권 검찰'은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의 자세로 법집행을 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달라"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론 "국가, 사회의 집단적 이익을 내세워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함부로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헌법의 핵심 가치"라며 "중요 공익인 형사법 집행 역시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함부로 침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