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뚫린 정부청사..과거 '투신사망·성적조작'까지

      2021.01.06 06:00   수정 : 2021.01.0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마약을 투여한 채 정부청사에 무단 침입한 20대 남성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과거에 일어난 정부청사 무단침입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60대 남성이 가짜 신분증으로 출입한 뒤 불을 지르고 투신해 사망하는가 하면, 2016년 20대 남성이 훔친 신분증으로 청사에 침입해 본인의 공무원 필기시험 성적을 조작하기도 했다.

20대男 청사 무단침입..2010년 이후 3번째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가 지난해 12월 31일 새벽 11시 50분쯤 보건복지부 세종 청사 건물에 무단 침입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A씨는 청사 울타리를 넘어 지하주차장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3시간가량 복지부 내부를 돌아다닌 A씨는 다음날 1일 새벽 3시쯤 다시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A씨는 권덕철 장관의 집무실 앞까지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까지도 청사관리본부는 A씨의 침투 사실을 몰랐다. 뒤늦게 알아챈 뒤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세종경찰서는 1일 저녁 A씨를 서울에서 붙잡았다.

A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수사당국은 침입 경위와 목적을 수사하고 있다.

'가급' 국가보안 시설인 정부청사의 보안이 뚫린 것은 2010년 이후 세 번째다.


① 무단침입 후 불지른 다음 투신


2012년 60대 남성 B씨가 가짜 출입증으로 청사에 들어가 사무실에 불을 지른 뒤 투신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0월 14일 오후 1시 15분쯤 후문을 통해 청사로 들어온 B씨는 18층으로 이동해 문이 열려있던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 등 4개 부서가 위치한 사무실로 들어갔다.

미리 챙겨간 페인트통과 휘발유를 이용해 불을 질렀다. 직원들이 불을 끄고 나간 뒤 B씨는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건물 아래로 투신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청사 출입증과 유사한 신분증을 청사관리 직원에게 보여주고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정신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봉지를 소지하고 있었다.

수사 당국은 그가 은행원으로 20여년 간 근무하다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명예퇴직한 뒤 일정한 직업 없이 주식투자를 하며 생활했고, 퇴직 이후 우울증과 과대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오래 받아온 것으로 파악했다.

②무단집입 후 필기시험 성적 조작


2016년에는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시험 응시자 C씨가 정부청사를 다섯 차례나 무단으로 드나들었다가 발각됐다. 필기성적을 조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성적이 조작됐지만, 마지막 확인 단계에서 발견돼 C씨의 행각의 전모가 드러났다.

C씨는 체력단련장 탈의실에 침입해 신분증을 훔쳤다. 이 신분증으로 청사 내부로 진입했다.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사무실 문에는 도어락이 설치돼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 옆에 비밀번호를 써놓은 탓에 손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이후 담당자 PC를 알아내 시험 결과를 조작했다. 자신의 성적을 올리고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C씨의 노트북에는 컴퓨터 운영체제인 리눅스 프로그램과 PC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프로그램 등이 저장돼 있었다. 모든 것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다.


결국 C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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