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속세는 '징벌' 외국은?
2021.01.06 15:00
수정 : 2021.01.06 18:25기사원문
외신이 이렇게까지 보도한 것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상속세가 '징벌'에 가까울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6일 기획재정부·한국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의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이는 일본(55%)에 이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36개국 중 2위다. 프랑스가 최고 45%, 미국과 영국은 상속 재산에 최고 40%를 적용한다. 이에 비해 호주, 오스트리아, 이스라엘처럼 상속세가 아예 없는 국가도 있다. 나라마다 소득세·법인세·재산세·양도세 등 과세 부문별로 차이를 두고 있고 각각의 과세율이 유기적으로 맞물린다는 점에서 상속세만 따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소득세 등과의 조세형평성을 고려해도 낮은 세율이 아니다.
실제 통상 상속세가 낮은 국가는 높은 소득세로 조세형평성을 맞춘다. 예컨대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는 상속세는 '0'지만 소득세 최고세율이 55%에 달한다. 올해부터 10억원 이상 소득에 대해 45%까지 적용하기로 한 우리보다 10%포인트(p) 더 높다. 하지만 '소득세+상속세' 합산세율로 따져보면 오스트리아는 55%인 반면 한국은 105%다.
단순 상속세율 1위인 일본(100%)을 앞선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 부의 세습은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도 현재의 상속세는 지나치다는 반발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부모가 재산을 형성하면서 높은 소득세를 납부했음에도 납세 후 남은 재산에 또 한번 50%의 상속세를 내라고 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논리다.
우리 정부도 올해 상속세 개정에 착수했지만 일본 등 OECD 16개 회원국도 상속세를 '유산취득세' 형태로 부과해 상속세 부담을 낮추려고 하고 있다. 이는 상속자산 전체가 아닌 상속인이 받는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 구간에 해당하는 30억원을 초과해도 유족 여러 명이 나눠 각자 30억원 이하를 물려받으면 최고세율을 피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에 대한 할증까지 감안하면 명목세율인 50%를 크게 웃돈다"며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상속세를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상속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복잡한 내부거래를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