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교수팀, 아미노산 자동화 생산기술 세계 최초 확보
2021.01.06 15:22
수정 : 2021.01.06 15: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이화여자대학교는 김관묵 화학·나노과학전공 교수팀이 에이즈 치료제, 항암제 등 고부가가치 의약품 원료로 쓰이는 비천연 아미노산을 액-액 추출공정으로 L-D 변환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생산가치가 높은 D형과 L형의 비천연 아미노산을 원하는 종류로 자유롭게 선택, 변환하여 생산할 수 있어 고부가가치 신약개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급의약품, 화장품, 동물사료 등의 원료로 쓰이는 아미노산은 각종 신약의 기본물질이 된다는 점에서 국내외 바이오 벤처기업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김 교수팀은 2007년에 L형 아미노산을 D형으로, 혹은 D형 아미노산을 L형으로 상호 변환하는 ARCA기술을 개발하여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ARCA기술은 당시 사이언스지에 소개된 바 있으며 ㈜아미노로직스는 그 기술을 이전받아 현재 세계적인 비천연 아미노산 생산회사로 국제적인 평판을 높여가고 있다.
김 교수팀은 ARCA기술을 회사에 이전한 후에도 끊임없이 보다 경제적인 아미노산 생산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과정에서 액-액 추출 방법으로 순수한 L형 또는 D형의 비천연 아미노산을 상호변환하는 것이 경제성을 더욱 높이는 길임을 절감하게 됐다.
액-액 추출(liquid-liquid extraction)은 서로 분리되는 물층과 유기층 사이에서 진행되며, 먼저 아미노산의 L-D변환이 물층에서 일어나도록 하고 그 중에 원하는 L형 또는 D형만을 유기층으로 추출함으로써 순수한 L형 또는 D형 아미노산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L형 아미노산과 D형 아미노산 간의 변환을 통해 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전 생산공정의 자동화가 가능해 생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물층의 아미노산을 유기층으로의 추출, 물층에서의 아미노산 L-D변환, L형 또는 D형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담보할 수 있는 추출제 개발 등 넘어야 할 높은 산들이 많았다.
김 교수팀은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마침내 액-액 추출법으로 L-D변환을 성공시키고 순수한 L형 또는 D형의 비천연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기술을 완성했다. 실제로 작은 규모지만 전체 생산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또한 L형과 D형 중 오직 한쪽만 매우 높은 선택성으로 추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ARCA 화합물도 개발했으며 그 선택성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개념의 ARCA를 개발했고, 액-액 추출에 의해 순수한 L형 또는 D형의 비천연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기술을 성공시켜 전 생산공정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생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연구 성과의 의의가 있다”며 “1저자를 비롯, 본 연구실을 거쳐 간 많은 학생과 연구원들의 노력, 동료 교수님들이 많은 도움을 준 덕분이고 앞으로 ㈜아미노로직스와 협력하며 본 연구 성과를 실질적인 비천연 아미노산 생산 공정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김 교수와 Jean Bouffard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Jin Yingji 박사와 Haofei Huang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5일 게재됐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