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떠맡기더니 늦은 밤 폭언까지…직장 내 괴롭힘 논란
2021.01.07 14:14
수정 : 2021.01.07 14:48기사원문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전북지역 한 민·관협력기관의 업무 총괄자가 담당 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역본부 미소유니온(작은 사업장 노조)은 7일 오전 10시30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중한 업무 지시와 비인격적 대우를 일삼고 강제 사직을 권고한 가해자를 고발한다"고 밝히고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미소유니온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A씨는 2019년 9월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육아휴직 대체자로 취업했다.
처음엔 임시 계약직이었지만, 곧 업무에 흥미를 느꼈고 이듬해 2월 공개 채용에 지원해 합격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A씨는 새로 임명된 업무 총괄자 B씨로부터 폭언과 업무 과다 지시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 지난해 말 권고 사직 처리됐다.
A씨 측이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 내용은 Δ과중한 업무 지시 Δ일상적인 반말과 폭언·협박 Δ일방적 근무 조건 변경 Δ부당한 사직 권고 등이다.
B씨는 신년 워크숍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기존 업무에 다른 팀의 업무들을 A씨에게 지시했다.
이후 A씨는 지속적으로 업무 과중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동료가 퇴사했다는 이유로 그 공백까지 떠맡아야했다.
A씨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탈모와 스트레스성 장염을 얻었다.
이밖에도 B씨는 늦은 밤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 미쳤냐? 너 반성문 써와. 아니면 출근 못해"라고 협박하거나, 스마트폰 단체 대화방에 "어제 5000원 넘는 커피 드신분들은 나랑 면담좀 합시다"라고 무안을 주기도했다.
또 9시로 정해져 있던 출근시간을 8시50분으로 갑자기 조정하면서 A씨에게 "아이도 없는데 뭐가 문제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도 B씨는 다른 직원들의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업무 중 강압적인 어투로 반말을 사용했다. 이런 태도는 '가시내', '화장은 하고다니냐', '옷은 왜 그렇게 입고 다니냐' 등 다소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A씨는 "지속가능한 업무를 위해 협의를 원했지만 B씨의 냉정한 해고통지가 돌아왔다"며 "너무도 쉽게 그간의 노력을 부정당하고 앞으로의 미래도 박탈당해 억울하다"고 전했다.
미소유니온은 전북도 인권담당관실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접수하면서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조직의 비전과 사명에 부합하는 조직이 되도록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있을 때까지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측은 이와 관련,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국제연합(UN)이 정한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지역 실정에 맞게 계획하고, 이를 사회 구성원들이 수행하도록 주도하는 민·관협의체다.
이들이 바라보는 총 17개의 목표 중 여덟 번째 목표는 '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이다.
UN은 8번 목표에 대해 "모든 사람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창업지원과 노동자 권리보호, 지속 가능한 관광 등의 세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