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 트럼프…퇴임 2주 앞두고 탄핵론 급부상
2021.01.07 15:42
수정 : 2021.01.07 16: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시위대를 선동하는 역사상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을 부추긴 것은 물론 강 건너 불구경만 하다 뒤늦게 진정을 촉구했다.
마지막까지 그의 편에 섰던 최측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맹비난 해 완전히 척을 졌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한 뒤 오후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의사당 난입사태 방송중계를 지켜봤다.
그는 이날 상·하원 의원들이 의사당 밖으로 대피하고 90여분이 지나고서야 시위대에 진정을 촉구하는 짧은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 영상에서 그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도 이들을 "매우 특별하다"라고 추켜올리고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윗에서는 시위대를 "오랫동안 몹시도 부당하게 대우받아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칭하면서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태에 앞서 그는 이날 대선 이후 처음으로 공개 연설을 가지며, 마지막 순간까지 지지자들에게 대선 결과 불복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시위대는 곧바로 의회로 향했다. 이들은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 내부로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도 빚어졌다. 4명이 사망하고 5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아울러 지난 4년간 미국 행정부의 국정운영 1·2인자로서 '한 배'를 탔던 펜스 부통령을 향해 "마이크 펜스는 우리의 나라와 우리의 헌법을 지키기 위해 행해져야 했을 일을 할 용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일갈했다.
펜스 부통령이 자신의 뜻을 거역한 채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한 데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트위터는 '규정 위반'을 들어 이 글도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 미 전임 대통령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친정 공화당 의원들도 등을 돌렸다.
2주밖에 임기가 남지 않았지만 사태의 책임을 물어 트럼프 대통령을 당장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