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한장이라도 더 돌렸어야 했는데 후회뿐"
2021.01.11 18:28
수정 : 2021.01.11 18:28기사원문
아버지 장래형씨(61)는 부산에 들를 때 마다 32년 전 딸이 사라졌던 용호동 집 터에 들르곤 한다. 32년 전 헤어진 딸의 또래를 보면서 그의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짙어진다.
11일 실종아동전문센터에 다르면 장정훈씨(34, 당시 2세)는 1989년 음력 7월 7일 부산시 남구 용호동 자택 앞에서 실종됐다.
망연한 실종 당시 상황을 장씨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는 "아침 8시 30분경, 출근하고 나니 아이가 없어졌다는 어머니의 전화가 와서 집으로 바로 달려갔다"며 "현장을 보고 바로 주변 파출소에 신고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딸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폐쇄회로(CC)TV조차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 딸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방송국을 찾아가고 전단지도 돌렸지만, 제보는 없었다. '딸과 유사한 인상착의를 가졌다'는 신원미상자의 사망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장씨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져 갔다.
장씨는 부산에서 딸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직업군인인 관계로, 발령지가 변경되면서 부산에는 2년여밖에 머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아이만 잃어버린 채 부산을 떠나게 됐다"며 "이후에도 부산을 들를 일이 있으면, 집 근처에서 아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수소문 하기도 한다"고 최근 사정을 전했다.
33년이 지났지만 딸을 찾는 아버지의 마음은 여전하다. 장씨는 "유전자정보(DNA) 등록도 마쳤고, 미국 입양 관련 단체를 통해 찾기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부산 시내에서 전단지 한 장이라도 더 돌렸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정훈씨는 양쪽 볼에 보조개가 있으며, 눈이 크고 쌍꺼풀이 있는 외모 특징을 가졌다. 실종 당시에는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