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 이끈 동학개미 종목 별칭 짓기에 푹 빠졌다

      2021.01.14 06:30   수정 : 2021.01.14 06: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0만전자, 15만닉스, 이천슬라'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최고가+종목명’으로 구성된 신조어가 지속 생산되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고 영끌 동학개미가 늘어나면서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고가+종목명’을 반영한 조어 만들기가 놀이처럼 유행하고 있다.

한때 3200선까지 올라갔던 코스피가 12일 장중 2% 이상 하락하며 3100선으로 내려갔지만 개인투자자들은 2조392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만전자’가 대표적이다.

최고가액의 앞자리와 삼성전자를 합친 말로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가 경신을 거듭하면서 별칭도 하루 새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8만원대에 진입하며 ‘8만전자’로 불리던 삼성전자는 불과 6거래일만인 11일 9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9만전자’가 됐다.
투자자들은 이젠 ‘9만전자’도 옛말로 부르며 ‘10만전자’ ‘12만전자’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신조어는 주가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다른 종목에서도 나타난다.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는 11일 장중 한때 13만9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자 ‘13만닉스(13만원대+SK하이닉스) 안착’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17만닉스’ 등 상승 기대감을 반영한 단어도 쏟아졌다.

LG화학은 ‘백만화학’으로 불린다. 지난 9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하자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LG화학에 해당 별칭을 붙였다. 지난해 8월 사상 첫 2000달러를 넘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당시 ‘이천슬라’라고 불리기도 했다.

현대차엔 ‘애플매직’이란 신조어가 따라붙었다. 애플매직은 애플과 연관된 종목은 무조건 가격이 올라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8일 애플이 현대차에 ‘애플카’ 협업을 제안했단 사실이 알려지자 현대차 주가가 폭등하면서 등장했다.


반면 곳곳에서 포모증후군(Fearung Of Missing Out·FOMO)도 포착되면서 ‘과열’의 전조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전자 상승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는 자조적인 글들도 많다. 오히려 투자 자체를 망설이던 개인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1분 단위로 삼성전자 주식 관련 글들이 올라온다. “삼전 사랬지” “10만 전자 가즈아(가자)” “오늘 삼전 탑승했다” 등의 내용이다. 대학생들의 관심도 뜨거워 보인다.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의 실시간 검색순위는 ‘삼전’이 오전부터 상위권을 차지했다.

아직 주식투자를 해보지 않은 최우진씨(28)는 “어떤 커뮤니티를 가든 주식 특히 삼성전자 이야기가 많은데 지인들이 ‘누구는 얼마 벌었다’ ‘월급만큼의 수익을 냈다’ 등의 말을 하면 내가 바보 같아 보인다”며 “(주변에) 안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지금이라도 (주식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3000을 돌파하며 ‘삼천피'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jo@fnnews.com 조윤진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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