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준 군인 월급 6년간 2750억원..27억원 여전히 엉뚱한 곳에"
2021.01.12 16:39
수정 : 2021.01.12 16:39기사원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군재정관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20년 6년에 걸쳐 약 2749억4000만원의 급여가 총 99만명의 군 장병에게 잘못 지급됐다.
전체 과오지급금의 약 65%(1792억2400만원)는 최근 3년(2018~2020년) 간 집중됐고, 특히 2018년 한해에만 총 1172억9300만원에 달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국군재정관리단 측은 잘못 지급된 급여가 최근 급증한 이유에 대해 "교통보조비와 가계지원비가 군인 호봉에 합산되면서 발생한 오류"라며 "본봉 산출이 완료된 상태에서 가계지원비와 교통보조비가 이중으로 합산되면서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추가 지급된 부분은 다시 회수했고 단순한 행정오류였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급여를 잘못 주는 경우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 문제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원인으로 군의 행정 시스템 문제를 꼽고 있다. 국군재정관리단 측은 "군인 및 군무원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매월 10일 한달치 급여를 선지급 받는데, 이는 전월 25일을 기준으로 한다"며 "인사명령이 마감되고 난 후에 발생하는 사고, 전역, 신분 변동 등 변동 사유를 급여에 반영할 수 없어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육아휴직기간을 착오해 월급이 그대로 지급되거나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역한 사람에게도 급여가 잘못 지급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실수가 생기더라도 여전히 군인으로 근무하는 경우에는 다음달 급여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해 과지급된 돈을 거둬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군에서 떠난 전역자의 경우에는 이런 회수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받지 않아야 할 사람이 받은 돈이 6년간 총 26억6500만원에 달한다.
국군재정관리단 측은 "전역자의 경우 개인동의 하에 퇴직급여를 지급할 때 공제 조치를 하고 있다"며 "3개월 간 회수활동을 한 뒤에도 회수가 안될 경우 국가채권으로 이관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역자가 적극적으로 돌려주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받아내기가 어렵고, 국가 재정의 부담으로 넘겨진다는 얘기다. 군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선 "대부분 회수했으니 괜찮다고 하는 건 방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강대식 의원은 "군 장병 월급을 잘못 지급하고 다음달 급여 또는 퇴직급여에서 공제하면 된다는 군의 인식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며 "더욱이 사실상 일반 장병 전역자로부터는 과오급여를 회수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미 잘못 주고 회수하는 비용이 더 크다"며 "전형적 행정실수로 세금이 낭비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