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하는 이재명, 당 안팎서 견제구…친문 일각 '재평가' 움직임도
2021.01.14 14:16
수정 : 2021.01.14 15:23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보편복지' 정책들이 여당 내에서 비판의 대상에 오르고 있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새해 벽두 차기 대선 후보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연이어 1위에 오른 이 지사에 대한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도의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움직임에 대해 "방역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이다"며 "다른 지자체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김 최고위원은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특유의 '사이다' 발언이 트레이드마크인 이 지사는 이런 비판에 곧바로 응수했다.
이 지사는 김 최고위원의 지적에 "고마운 마음"이라면서도 "보건방역과 더불어 시급하게 경제방역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소비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는 본인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도 국회에서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당정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보편적인 지원을 하면 그 돈을 쓰러 철부지처럼 몰려다니리라 생각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반박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SNS를 통해 이 지사를 비판했다. 지역화폐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원하자는 이 지사의 주장에 "(국가 재정을)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유력 대권 후보인 이 지사는 논쟁적인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끌어왔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지사가 보폭까지 넓히며 다른 대권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리자 여권내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나름의 완급 조절을 통해 당내 견제에 대처하고 있다. 차기 대권 경쟁자인 이낙연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 이익공유제 등을 제기해 여권 내에서 비판을 받자 이 지사는 '사면 반대'를 주장하며 중심을 잡았다.
친문이자 호남 지역 의원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이 지사를 "시대적 과제를 잘 풀어갈 사람"이라며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하는 등 이 지사에 힘을 보태는 세력도 조금씩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호남은 이 대표의 지지 기반으로 꼽혀온 곳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꼭 친문이 아니더라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쏠리고 재평가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순리"라며 "비판이든 연대든 대권 잠재후보들의 행보는 여당 의원들의 관심사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