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국 여권 가진 홍콩인 공직 출마 금지할 수도

      2021.01.14 16:59   수정 : 2021.01.14 16: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영국 여권을 가지고 있는 홍콩 시민들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공직 출마를 금지할 계획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20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한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선언 이후에도 홍콩 거주민들에게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발급했다.



BNO 여권은 영국령 지브롤터 등 영국 본토 외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에게 발급하는 여권이다. 홍콩 BNO 여권의 경우 다른 BNO 여권과 달리 소지자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는다. 홍콩 BNO 여권은 해외에 들고 가도 홍콩 정부가 발행한 여권보다 수속이 오래 걸리는 등 사실상 상징적인 의미였다.

그러나 상황은 중국이 지난해 6월 홍콩 보안법을 시행하면서 달라졌다. 영국 정부는 중국이 1984년 홍콩 반환 합의 당시 홍콩의 제도를 50년간 유지한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에서 홍콩 BNO 여권을 소유한 약 290만명의 홍콩인에게 5년간 영국 내 거주 및 노동을 허용하고 체류 기간이 끝나면 1년 뒤 시민권 신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이달부터 시행된다. 지난해 1~10월 사이 21만6398의 홍콩인이 BNO 여권을 발급받았으며 이는 홍콩 반환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영국 정부는 앞서 예측에서 올해부터 5년간 약 100만명의 홍콩인들이 이민 목적으로 영국에 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중국과 홍콩 정부는 BNO 여권 소지 홍콩인들을 잠재적 '반역자'로 간주하고 공직 출마를 비롯한 선거권 박탈을 고려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2일 영국이 BNO 여권 소지자에 시민권을 주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의 뺨을 후려치는 행위"라고 표현하며 "중국이 홍콩인들에 대한 특별 대우를 끝내고 본토의 국적법을 적용할 때"라고 말했다.

친중국 성향인 게리 챈 홍콩 입법회 의원은 "홍콩인들의 이중국적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이 입법자나 공무원이 되는 것은 외국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인대 상무위는 홍콩의 선거제도를 대폭 개편해 야권 민주진영에서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를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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