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곧 브랜드"..유튜브 등장하는 유통업계 CEO들
2021.01.18 08:47
수정 : 2021.01.18 09: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유튜버’로 변신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유튜브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 CEO들이 최근 미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직접 온라인 홍보에 뛰어들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11일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 ‘이마트LIVE’에 정 부회장이 유튜버로 변신한 모습이 공개됐다. ‘배추밭 비하인드와 시장에서 장 본 이야기 공개!’에서 정 부회장은 전남 해남에서 배추를 직접 수확하고, 배추를 활용해 요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배추 2행시(배고파, 추워)를 하는 ‘아재 개그’를 선보이는가 하면, 촬영 스태프들을 위해 전통시장에서 호떡을 사서 나눠주기도 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배추쌈 레시피 아이디어를 직접 제시하는 등 영상 제작에 마케팅 부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으며, 직접 연기와 내레이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게재된 후 이마트 유튜브 채널에는 ‘응원하고 싶은 재벌’ ‘회장님이 모델이라니 신선하고 친근해서 좋다’ ‘이분 좋아지면서 이마트로 장보러 다닌다’ 등 네티즌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초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유튜브에 나와 자신이 가장 즐겨 마시는 스타벅스 음료(자몽 허니 블랙 티·제주 말차라떼·나이트로 콜드브루)를 언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나이트로 콜드 브루'는 12월 한 달간 전월보다 3배가량 더 팔렸다.
정 부회장은 이전부터 평소 SNS 활동이 활발한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팔로워가 50만명이 넘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딸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씨의 유튜브에 얼굴을 비춘다. 공개된 영상에서 함 회장은 딸과 쇼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평범한 부녀의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윤홍근 제너시스 비비큐(BBQ) 회장은 가수 광희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네고왕'에 출연해 100억원대 치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기업 이미지를 바꿔놨으며,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등장해 대중과의 소통에 나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SNS·유튜브 마케팅이 기업을 알리기 위해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업의 수장이 직접 나와 신뢰도를 높이는 행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