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 LG 첫 홈런왕 가능할까
2021.01.20 14:23
수정 : 2021.01.20 14:23기사원문
LG 트윈스의 전신은 MBC 청룡이다. 1990년 청룡을 인수한 첫 해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백인천, 김재박에서 박용택, 김현수, 이형종에 이르기까지 숱한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홈런왕을 내놓지 못한 구단은 LG뿐이다. 잠실야구장 한 지붕 두 가족인 두산은 김상호(1995년 25개) 타이론 우즈(1998년 42개) 김재환(2018년 44개) 등 세 명이 홈런왕에 등극했다.
LG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7)는 지난 해 38개의 홈런을 때려 이 부문 2위를 차지했다. 1위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당시 KT·47개)와는 9개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는 역대 LG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이자 가장 많은 홈런 수다.
종전 최고 순위는 역시 2위다. 프로야구 원년 감독 겸 선수 백인천(당시엔 MBC 청룡)이 19개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세 차례나 된다. 이광은이 1984년 18개의 홈런을 때려 이만수(당시 삼성 23개) 김용철(당시 롯데 21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1994년 슈퍼 고졸 신인 김재현이 21개를 담장 너머로 날려 보내 김기태(당시 쌍방울 25개) 김경기(당시 태평양 23)에 이어 역시 3위를 차지했다. 김재현의 21개는 한 동안 고절 신인 타자 최다 홈런의 지위를 누렸다.
2018년 서울고를 졸업한 고졸 루키 강백호(KT)가 29개 홈런을 기록해 24년 만에 김재현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대졸 최고 기록은 1996년 박재홍(당시 현대)이 세운 30개. 박재홍은 이 해 신인타자로는 처음으로 홈런왕까지 차지했다.
포수이면서 장타력을 과시했던 조인성은 2010년 이대호(롯데 44개) 최진행(한화 32개)에 이어 홈런 3위에 올랐다. 이해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26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이대호는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 홈런왕에 등극했다. 롯데 타자 가운데 홈런왕에 오른 타자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잠실이나 사직구장 같은 큰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타자는 그만큼 불리하다.
LG 외국인 타자 가운데 라모스 이전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타자는 찰스 스미스다. 1999년 삼성에서 40개 홈런을 때려냈던 스미스는 이듬 해 LG로 옮겨 35개의 아치를 그려 5위에 올랐다.
LG 라모스가 지난 해 만든 38개 홈런은 팀 최다 기록이었다. 1999년 이병규가 기록한 30개 기록을 21년 만에 새롭게 썼다. 라모스는 5월 한 달 10개의 홈런을 터트려 첫 LG 홈런왕에 대한 기대치를 확 높였다.
하지만 6월 들어 상대 팀의 경계수위가 올라가면서 한 달 생산량이 3개로 뚝 떨어졌다. 7월 6개 8월 10개로 다시 컨디션을 회복한 후 9월 9개로 마감했다. 38개면 꽤 많은 숫자이나 로하스 주니어라는 괴물 경쟁자를 만나 2위에 그쳤다.
천만 다행일까. 로하스 주니어는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한신으로 팀을 옮겼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홈런 3위 나성범(NC 34개)이 국내에 잔류했고, 새 외국인 타자들이 속속 등장했다. 2017년 홈런왕 최정(SK 46개)도 건재하다. 최정은 지난 해 33개로 3위를 차지했다. 라모스는 지난 해 평균비거리 121.3m의 장거리포를 날렸다. 올 시즌 LG는 팀 사상 처음으로 홈런왕을 배출할 수 있을까. 라모스가 열쇠를 쥐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