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항공할증료 9개월만에 인상...항공업계 이중고
2021.01.22 09:47
수정 : 2021.01.22 09: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만에 인상된다. 국제선 여객 급감으로 국내선에서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항공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다음달부터 국내선 편도 기준 11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국내선 기준인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129.13센트다.
지난해 4월부터 부과되지 않았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다음달에도 부과되지 않는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 되는데 국제선 기준인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의 항공유 평균값은 134.12센트다.
유류할증료 상승은 결국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저가항공사(LCC)를 중심으로 고민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며 국제선 여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주요 항공사들은 국내선에서 출혈경쟁에 나서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유류할증료를 그대로 항공권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국제선 여객에서 뚜렷한 실적을 보이기 힘든 상황에서 화물운송마저 여의치 않은 LCC의 경우 국내선 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미 초특가 상품, 제휴 이벤트 등으로 출혈경쟁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유류할증료를 고스란히 항공권에 반영해 단가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사들의 고정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연료비 항목은 고정비 가운데 인건비와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18년 3160만명, 2019년 3298만명을 기록했던 국적 항공사 국내선 여객수는 2516만명으로 지난 2016년 이후 처음 3000만명을 밑돌았다. 국제선 여객수는 그보다 더 저조했다. 지난해 연간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수는 총 1195만명으로 2019년(7058만명)의 16.9% 수준에 그쳤다. 그마저도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1~2월 2개월간 964만9004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나머지 10개월간 국제선 여객수는 230만명에 불과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