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취소 내부 결론"...2024·2032년 재연기설 부상
2021.01.22 12:13
수정 : 2021.01.22 12:23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정부가 올해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코로나19사태로 취소해야 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나간 뒤 일본 사회에서는 취소하거나 재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들끓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일본 정부나 국제올림픽 위원회(IOC)의 공식 입장은 개최 강행이나, 설령 개최를 한다고 해도 정상개최는 어려워진 상태다.
■재연기해야...'2024년이냐, 2032년이냐'
더 타임스는 익명의 일본 집권당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일본 정부가 '올림픽 취소'로 결론을 내렸다며 대신 도쿄올림픽을 2032년에 개최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와 IOC는 지난해 코로나가 확산되자, 올림픽을 4개월 앞둔 그해 3월 개최를 1년 연기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2년 연기론도 있었으나,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년 연기로 밀어붙였다고 한다. 당초 자신의 임기(올해 9월)내에 올림픽을 개최해 올림픽 폐막과 함께 성공한 총리로서 '꽃길 퇴장'을 하겠다는 구상에서 였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놓고 불퇴의 각오를 다졌던 아베 자신은 이미 지난해 9월 사임했고, 도쿄올림픽도 코로나 재확산 사태에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미 일본 내에서는 올해 도쿄올림픽 개최는 물건너갔고, 2024년이나 2032년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당인 유신회 소속인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시 시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2024년으로 한 차례 더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의 한 주간지는 2024년에는 파리올림픽, 2028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이 예정돼 있으나, 프랑스, 미국도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 경황이 없을테니 4년씩 순연해서 개최하면 어떻겠느냐는 희망섞인 제안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쉽지 않다. 2024년 개최 예정지인 파리올림픽 토니 에스탕게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이미 "노우(No)"라고 거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그러자 나온 게 2032년이다. 아직 올림픽 개최지가 정해지지 않은 2032년을 노려보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최근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 10명 중 8명은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나 집권 자민당으로서는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 日-IOC 재협상 힘겨루기 하나
그럼에도 현재까지 일본 정부나 IOC의 공식 입장은 '개최'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전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 여름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 것이며, 대안은 없다고 못박은 상태다. 스가 총리도 개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양측의 이런 태도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언론플레이 측면도 있다.
재연기할 경우, 추가 비용 및 위약금을 누가 더 부담해야 하느냐는 민감한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년 연기 후에도 끊임없이, 재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자, 바흐 위원장은 이때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을 내년(2021년)에 개최하지 않으면 더 이상 연기는 없으며, 이는 아베 총리가 제안한 것"이라고 쐐기를 박고 나섰다.
만일 개최한다고 해도, 정상 개최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 정부, 도쿄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현재 관객수를 놓고 △상한 없음 △관객수 50%로 제한 △무관객 등 3개 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도쿄도 의사회 오자키 하루오 회장은 의료체계 압박을 들며, 일본 정부가 "무관객 개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3월말에 관객수 문제를 놓고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