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년만의 사과에 한동훈 "이미 큰 피해 당해..필요 조치 검토"

[파이낸셜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2일 "검찰이 2019년 말 노무현재단 계좌를 열람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의혹 제기 대상이던 한동훈 검사장은 "저는 이미 큰 피해를 당했다. 부득이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란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2019년 12월24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사이 어느 시점에 재단 계좌의 금융거래 정보를 열람하였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현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에서 재단 계좌를 봤을 가능성을 언급,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다.

검찰이 계좌를 조회했을 경우 금융기관에서 당사자에게 1년 내 통지된다. 이에 따라 유 이사장은 의혹 제기 1년이 넘은 시점에서 결국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며 논란 정리에 나섰다.

이에 한 검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저는 반부패강력부장 근무시 유시민 이사장이나 노무현 재단 관련 계좌추적을 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유 이사장은 지난 1년간 저를 특정한 거짓선동을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은 잘 몰라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저를 음해한 것"이라며 "유 이사장은 그런 구체적인 거짓말을 한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누가 허위정보를 제공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이 늦게라도 사과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한다. 저는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정부여당이 추진한 검찰 개혁 정책이나 그와 관련한 검찰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며 "분명한 사실의 뒷받침이 없는 의혹 제기는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한다. 저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다"고 자평했다.

유 이사장은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 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다"며 "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e-mail]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