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0도의 혹한에도 "나발니 석방하라".. 러시아 전역 대규모 시위

      2021.01.24 10:37   수정 : 2021.01.24 12: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하 50도의 맹추위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졌다.

24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수만 명이 시위에 참가해 3400명이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모스코바에서는 약 1만5000여명의 시위대가 푸시킨 광장 주변에 몰려들어 시위를 했으며 가두행진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도 벌어졌다.

시위대는 헬멧을 쓴 진압경찰에 의해 경찰버스와 트럭에 실려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경찰봉 등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위는 모스크바 뿐만 아니라 반대쪽인 일본 북쪽 사할린 지역인 유즈노사할린스크와 시베리아 동부 야쿠츠크 등에서도 일어났다. 야쿠츠크는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곳이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OVD-인포는 모스크바에서 941명,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350명 등 전국 90개 도시에서 3454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나발니 지지자들은 이같은 대규모 체포와 강경진압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말에 또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44살의 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지난해 8월 독극물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로 이송돼 5개월만에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이후 러시아 당국의 체포 협박에도 이달 17일 러시아로 귀국해 당국에 체포돼 모스크바의 마트로스카야 티시나 감옥에 감금돼 있다. 이 곳은 가장 악명높은 감옥으로 유명하다.

나발니는 측근들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호화 비밀궁전을 공개한데 이어 숨겨진 딸의 호화생활을 폭로하면서 푸틴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나발니는 22일(현지시간) 변호사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강하다고 밝히며 "창문 쇠창살에 목을 메거나, 숟가락을 날카롭게 만들어 목을 베거나 손목을 그을 계획은 전혀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계단도 매우 조심스럽게 걷고 혈압도 매일 잰다"며 "갑작스런 심장마비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밝혀 혹시 모를 러시아 당국의 추가 암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onnews@fnnews.com 이슈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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