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더하고 나트륨 빼고, 집밥 닮아가는 HMR

      2021.01.25 17:07   수정 : 2021.01.25 21:00기사원문
지난해 코로나19로 몸값을 높인 간편식이 올해도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간편식(HMR)이라고 불리지만 결국 '가공식품 아니냐'는 우려에 건강까지 고려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고, 실제 레스토랑에서 먹는 맛을 똑같이 재현한 레스토랑간편식(RMR)까지 점점 세를 불려가고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까지 생각한 간편식 브랜드인 '더비비고'를 야심 차게 론칭했다.

단백질, 식이섬유 등은 더하고, 과한 섭취가 우려되는 나트륨, 콜레스테롤 등은 줄인 '건강간편식'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3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저나트륨 기반 풍미보존 기술'과 '원물 전처리 최적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짜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제품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에도 '더비비고' 제품 카테고리와 종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주방장의 맛'을 재현한 RMR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동원홈푸드 '더반찬&'은 서울 한남동 맛집인 '한남북엇국'의 인기메뉴를 재현한 북엇국과 민어전을 출시했다. 맛을 재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매장의 레시피를 전수받았다. 덕분에 재료 손질부터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조리해 가정에서 간편하게 매장에서 만든 것과 같은 맛을 구현해 냈다.

매드포갈릭도 시그니처 메뉴인 '갈릭 스노잉 피자'에 이어 갈릭 아라비아따 파스타, 갈릭 크림 파스타, 슈림프 바질 오일 파스타 등을 RMR로 출시했으며,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등도 간편식 메뉴를 내놓고 있다.

외식업체 디딤도 자사 대표 브랜드인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고래감자탕, 백제원 등의 메뉴를 재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밀키트의 경우 '레디밀'로의 변화가 점쳐진다.

밀키트 제조업체 테이스티나인의 홍주열 대표는 "앞으로의 가정간편식 소비 트렌드는 단순히 식재료만 제공하는 밀키트에서 한 걸음 나아가 5~10분이면 트렌디한 메뉴들을 바로 먹을 수 있는 레디밀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면도 HMR화돼 가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HMR 라면'인 '라면비책 닭개장면'을 출시했다. 레토르트 파우치를 활용해 큼직한 닭가슴살과 대파, 토란 등 풍부한 건더기를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올해도 맛과 편의성을 앞세운 HMR, RMR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집콕'으로 집에서 직접 빵을 구워 먹는 소비자들도 늘어나 냉동베이커리 시장도 몸집을 크게 불렸다. 에어프라이어의 보급과 크로플(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팬에 구운 빵)의 인기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아워홈 냉동 베이커리류 제품도 지난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하반기(7~11월) 냉동 베이커리류 매출은 상반기(1~6월) 대비 약 2.5배 성장(157%)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삼양사의 서브큐의 냉동 크루아상 생지 매출도 월 자체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냉동 베이커리 제품은 유통기한이 길고, 급속냉동 공정을 거쳐 간단한 조리만으로도 갓 만든 빵의 식감과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새해에도 매출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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