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율 독주’에 보폭 넓히는 이재명계… 친문도 기류변화

      2021.01.26 06:00   수정 : 2021.01.26 09: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차기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독주 체제를 굳히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수파였던 '이재명계' 의원들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지사가 주장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재난기본소득 도입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싼 야당의 비판을 적극 반박하며 엄호사격에 나서고 있다. 이 지사가 띄운 정책 이슈들은 여당 의원들의 주도 하에 속속 입법화 수순에 들어가는 등 이 지사의 당내 영향력도 점차 확장돼가는 모양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최근 모든 경기도민에 10만원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한 이 지사의 경제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한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혈세를 흥청망청 쓰기만 하는 정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손쉬운 정책'이라고 지적한 유 전 의원을 향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외면하고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지사만 공격하는 귀족 정치인"이라고 꼬집으면서 "낮은 출산률을 극복하고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하는 이 지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에 앞서 주변에 고생하시는 자영업자와 청년들부터 챙기시는게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재명계인 이규민 의원도 지난 9일 4차 재난지원금 지급방식과 관련 이 지사를 비판한 유 전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당시 유 전 의원이 이 지사를 겨냥해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주장하다 '보편·선별 모두 좋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자 이 의원은 "독해적으로 떨어지는 것인지, 의도적으로 왜곡해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그만하면 좋겠다. 이 지사는 줄곧 보편지급을 주장하고 실천했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반박 글을 공유하며 간접적인 동의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여권 대권주자들의 잇단 견제구에 이 지사 지원사격에도 나섰다. 이 지사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전국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두고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건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고 공개 비판한 이낙연 대표를 향해 "지지자들한테는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면서 "분명한 근거와 나름대로 정책의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지적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도 적극적으로 외연 확장을 모색하며 당내 영향력을 확장해가는 모습이다. 이 지사가 26일 경기도·경기주택도시공사(GH) 주관으로 개최되는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는 정성호·윤호중·소병훈·박정 등 5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주최자로 참여한다. 지난 18일에는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 7명과 공관에서 정책당정회의를 열기도 했다. 대부업체 금리인하, 부동산 백지신탁제, 수술실 CCTV 설치 등 이 지사가 시급히 처리를 당부한 주요 법안들도 잇따라 여당발 의원입법으로 발의되고 있다.

당초 '친문'(친문재인)계가 주축이 돼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던 민주당 내부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실제 친문계로 분류된 민형배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지사와 함께 사진을 찍기만 해도 '문자폭탄'이 쏟아지는 등 이 지사와 최대한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였다"면서 "최근 이 지사 지지율 상승세로 당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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