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형센서 1분만 붙이면 마약 복용 알아낸다

      2021.01.27 10:33   수정 : 2021.01.27 10: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1분만에 마약 복용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패치형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생산가격이 개당 500원 이하여서 올림픽 같은 대형 대회 선수들의 도핑테스트 전수조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 정호상 박사팀이 인체의 땀 속 금지약물을 검출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과 관련한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정호상 박사는 "최근 유명인을 포함한 마약 유통 및 복용사태, 클럽 내 마약 거래, 운동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센서는 신체에 착용 가능한 유연 소재에 약물의 광 신호를 증폭시키는 나노소재를 적용했다. 패치 형태로 제작돼 몸에 붙이고 있다가 검사가 필요한 시점에 빛을 쪼여주면 별도 분석 과정 없이도 1분 이내 약물 성분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인체 침습성이 없고 인권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땀'에 관심을 가졌다. 땀은 복용한 다양한 약물을 배출하지만 약물의 배출량이 적어 검출을 위한 고감도의 센서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화학물질의 라만 신호를 100억배 이상 증폭 가능한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술을 고감도 센싱에 활용했다. 라만산란신호는 분자의 고유 신호를 포함하고 있어 어떠한 약물이 배출되어도 직관적 성분 식별이 가능하다.

이와 동시에 연구진은 유연하고 입을 수 있는 소재인 누에고치 단백질에 주목했다. 누에고치로부터 천연 단백질인 실크 피브로인을 정제해 용액을 준비하고 이를 160나노미터(㎚) 두께의 필름 형태로 제작했다. 실크 피브로인 필름 위에 약물의 라만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은 나노선을 250나노미터(㎚) 두께로 형성해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의료용 패치에 전사함으로써 입을 수 있는 광센서를 제작했다.

이처럼 피부에 부착한 형태로 배출되는 땀을 흡수하게 하고 땀 속에 포함된 약물이 웨어러블 센서를 투과해 은 나노선에 도달하게 되면, 외부에서 조사된 라만 레이저에 의해 센서의 탈착 없이 실시간으로 약물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정 박사는 "최근 마약 관련 범죄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그 동안 현장에서 마약 및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판단하는데 존재했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비침습적 및 윤리적 문제없이 약물 검출이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ACS 어플라이드 머테리얼즈 앤 인터페이시즈(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1월 6일자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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