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반도체 품귀현상… 후공정 소부장株 재평가

      2021.01.27 17:43   수정 : 2021.01.27 18:30기사원문
최근 반도체 품귀 현상이 계속 되면서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후공정은 기술 난이도가 높지 않고 과정이 단순해 전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으나 최근에는 수요가 늘면서 중요도도 부각돼 관련 기업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올라가면서 반도체 패키징 업체, 검사 장비 업체, 레이저 마킹 업체 등 후공정 업체들이 강세다.



지난 26일 SFA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1830원(30%) 상승한 793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까지 올랐다. 이날 역시 장중 8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SFA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패키징 업체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 사업 등 시스템반도체 영역을 확대하면서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사업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손잡고 완전 자율주행차의 핵심이 될 5㎚급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았다.

반도체에 레이저 마킹을 하는 한미반도체 역시 대만 TSMC 증설의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주당 1만800원대였으나 올해 주가가 상승, 2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TSMC의 증설은 결국 후공정의 OSAT(외주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 업체들의 증설로 이어질 것"며 "글로벌 후공정 생산능력이 여전히 부족해 한미반도체의 2021년에도 10% 이상의 매출 증가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 장비를 공급하는 유니테스트와 테크윙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유니테스트는 D램과 관련된 웨이퍼 테스터, 번인(Burn-in) 테스터, 최종(Final) 테스터 등을 생산한다. 유니테스트의 지난해 4·4분기 매출액은 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6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윙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는 역대 최고 매출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중고 장비 업체를 다루는 업체들도 최근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3000개 이상의 파운드리 업체에 중고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글로벌 1위 업체다. 지난 26일 이 회사는 전 거래일 대비 29.86% 올라 상한가를 기록하며 5610원에 마감했다. 박막 증착 장비에 특화된 반도체 중고 장비 업체 러셀도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 동안 무려 55%나 상승했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반도체 기업 제재로 20.32㎝(8인치) 파운드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20.32㎝(8인치) 장비는 추가로 생산이 안되고 있어 중고 시장에서만 거래가 가능해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후공정 업체들의 성장세는 더욱 이어질 전망이다. 후공정의 중요성도 높아졌고 아무리 전공정을 잘 한다고 해도 후공정을 못하면 납품 물량을 경쟁사에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불량 검사는 일일이 전수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원청에서 모두 소화하기엔 인건비 부담이 크다"면서 "반도체와 같은 초미세 공정에서 오류를 발견하는 게 쉽지 않아 점점 검사가 중요해지고 있고, 시스템온칩(SoC) 설계는 패키징, 테스트 기술이 성능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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