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회복을 신중하게 준비해야

      2021.01.27 18:00   수정 : 2021.01.27 18:00기사원문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달 내에 1억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사망자 수는 이미 1월 중순 200만명을 초과했다. 그러나 올해 초 들면서 전 세계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코로나 백신이 개발돼 일부 국가에서 실제 접종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감염병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두 달 이상 지속되던 3차 대유행 추세가 이달 중순 이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는 2월부터 단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투입해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외 공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나, 바이러스 변이나 백신 부작용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면 빠르고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백신 생산과 접종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를 코로나19 국면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년 이상 지속된 바이러스의 심각한 영향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바람이 비로소 가시화되는 것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면 경제산업 부문은 곧 그간의 위기대응 단계에서 탈피해 "포스트 코로나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과 가계는 생산과 생업과 소비를 가능한 한 빨리 복구하고자 할 것이고, 정부는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진력하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회복은 코로나19 위기대응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하므로 과거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서 이제 막 빠져나오기 시작한 우리나라 경제산업에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짓눌려 있던 경제심리가 회복 기대감으로 개선되더라도 실제 소비와 그에 상응하는 생산, 투자, 고용,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복구되고 국내외 시장이 조정을 거쳐 제자리를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기로 인해 가계의 기초체력이 떨어지고 기업의 생존능력은 낮아졌으며 위기대응을 위해 대규모의 재정·금융이 사용되면서 정책지원 여력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향후 경제·산업·정책이 정상화되는 단계에서 불가피한 구조조정, 사업재편, 지원 축소, 부채조정 등을 경제주체들이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취약계층과 취약지역이 정책을 되돌리는 과정에서도 먼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정부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 후 경제산업 부문의 전면적인 개편은 향후 산업경쟁력 회복과 미래 경제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 되므로 피해가거나 늦출 일이 아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를 미리 신중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유의할 부분은 경제산업 회복이 코로나19 이전 상태 복귀를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과정에서 국내외 경제산업 여건이 크게 변화했음을 상기하면, 코로나19 이전에 존재하던 구조적 문제와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추가적 문제를 모두 충분히 고려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전략은 시급한 단기 경기회복 외에 산업경쟁력 확보와 지속가능발전에 주력함으로써 중장기 경로 안착을 목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인철 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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