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이언주 "가덕도공항에 정치 생명 건다"..조건부 사퇴
2021.01.28 11:28
수정 : 2021.01.28 13:40기사원문
최근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유치 공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부산 시민들에게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대국민 발표를 하길 반곡히 요청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느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조직은 곧 돈이란걸 깨달았다"며 "광역단체장 선거를 치르려면 후원금도 제대로 거둘 수 없는 예비후보 시절에도 방대한 조직을 움직이면서 여론조사해야하는데 그것만 제대로 하는데도 한 달에 족히 수 억씩 들어간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 자금은 개인이 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서 써야하는 상황이 된다. 결국 자치단체장이 되기도 전에 후보자는 정치적 빚을 지게 된다"며 "그러니 정치·경제·행정의 카르텔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당 때문에 최근 부산 시민으로부터 국민의힘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저는 정치생명을 걸고 지도부에 간곡히 요청한다. 지도부가 가덕도 신공항 설치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가덕 신공항 얘기만 하는데 진짜 실현이 가능한지,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국민의힘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내놓자"고 제안했다.
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서는 "어제 밤까지 고민했다. 어제 밤에도 사실 전격적으로 사퇴를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좀 더 용기를 내서 현실과 싸우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발언이) 애매하긴 했지만 (가덕도 신공항법 찬성에 대해) 부인은 안했는데, 며칠전에도 일부 지도부 몇몇 분들이 부적적인, 유보적인 말씀들을 하셨다"며 "부산에서는 발언 하나하나에 따라 민심이 굉장히 안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임시국회 때 (신공항법) 통과가 안되면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임시국회 종료일인 2월26일까지 통과가 안되면 사퇴인 것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에서 부산 시장 예비후보 '미래 비전 PT(프레젠테이션)'를 진행한다.
이 전 의원은 PT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참석한다면 캠프에서 준비한 PT가 아니라 오늘 회견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중심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내달 1일 부산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부산 경제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도 발표한다. 김 위원장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다음 주 월요일(1일)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포함한 발표가 있을 것이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