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면 증세, 내가 하면 건강증진?" "내로남불 시즌 3"
2021.01.28 11:26
수정 : 2021.01.28 11: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담뱃값 인상 계획을 내놓으면서 온라인상에서 반발 여론이 크게 퍼지고 있다. ‘국민건강증진’이 목적인데,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전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을 비판한 적도 있어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란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27일) 향후 10년간의 정책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 수단으로 현재 4500원 수준인 담뱃값을 10년 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36달러·약 8100원)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포털사이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의 과거 행적과 배치된다는 비판의 주된 이유다. 한 누리꾼(wnsg**)은 “남이 하면 서민증세 내가 하면 국민건강증진”이라고 일갈했다. 다른 누리꾼(luns**)은 “집값도 WHO 수준으로 맞출 생각이나 하시지요”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내로남불당 수장답다” “세금 펑펑 쓰고 돈 없으니 국민 주머니를 털어버리네” “증세없는 복지 가능하다면서” “박근혜 정부 때 담배값 인상한다고 쌩xx 하더니” “내로남불이 시즌 383687호쯤은 되는 듯” 등의 반응이 나왔다.
증세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최소한 서민들이 숨쉴 구멍은 줘야할 거 아니냐” “담배값을 올려 흡연자를 줄이겠다는 건 너무나도 안일한 행정아닌가요?”라며 “담배피는 국민도 국민이다” “세금 펑펑 쓰고 돈 없으니 국민 주머니를 털어버리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문 대통령이 발표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담뱃값을) 한꺼번에 인상한 건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횡포”라며 “담뱃값은 물론 서민들에게 부담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는 올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정시) 당대표 선거 후보 시절이었을 땐 선거유세 현장에서 담배값 인상에 불만을 표하는 당원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대표적 친문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클리앙’에서도 이 발언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이 나온다. 한 누리꾼은 과거 문 대통령의 발언을 조명하는 기사를 올리며 “당시 (중략) ‘죄송합니다’라고 했었는데, 그 사이에 뭐가 달라져서 정부서 담배세를 올려야만 했을까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이번 발표 직후부터 담뱃값이 오르는 건 아니다. 정부는 앞으로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폭 등을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조윤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