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매물이 쌓인다..대세 하락 전조? 비수기 현상?
2021.01.28 16:30
수정 : 2021.01.28 16: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임대차2법 이후 품귀현상을 빚었던 전세매물이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겨울철 전세 비수기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급등한 전세가를 받아줄 여력이 있는 수요가 감소한데다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나 가격 하락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매물 한달새 50% 증가..마래푸 가격 낮춰
28일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에 등록된 서울지역 전세매물은 2만702건으로 한달 전(1만3647건)보다 51.6% 증가했다. 가장 많이 전세매물이 늘어난 곳은 마포구로 255건에서 995건으로 290%나 급증했다. 그 뒤로 광진구가 183건에서 457건으로 149% 증가했다. 경기도 역시 한달 전(1만7457건)보다 38% 증가한 2만4098건의 전세 매물이 등록돼 있다.
실제로, 한달 전보다 매물이 3배 이상 늘어난 마포구 일대는 최근 전세가 쌓이면서 소진속도가 느린 상황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59㎡)는 지난 달 8억7000만원에 전세입자를 찾았지만 현재는 7억8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있다. 기존 실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던 매물들은 최근 문의가 없자 몇 천만원씩 가격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공덕역 인근 도원삼성래미안(59㎡)도 지난 달만해도 6억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 나와있는 매물은 5억7000만원까지 있다.
■가을 '갭투자 후폭풍'에 동탄 전세가 하락
2기 신도시인 경기도 동탄신도시도 갭투자로 전세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탄신도시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73㎡)은 지난해 12월 5억5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5억3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있다. 기존에 5억5000만원에 내놨다가 최근 2000만원 하향 조정했다.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84㎡)도 지난해 9월 7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5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동탄신도시 A공인 관계자는 "지난 가을 전세가가 많이 오르면서 갭투자가 많이 일어났다"며 "하지만 잔금 날짜가 다가오자 가파르게 오른 전세가에 들어올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가격을 계속해서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공인 관계자는 "전세가 워낙 많이 올라 동탄신도시 내 세입자들이 외곽으로 많이 빠져 나갔다"면서 "특히 시범단지 전세로 살던 사람들이 동탄 외곽으로 집을 사서 나가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연초는 보통 전세비수기로 설 연휴가 지난 후 봄이사철에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 시기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면서 "상반기 보유세 인상 이슈가 있어 증가분만큼 세입자에 전가될 수 있는데다, 저금리에 따른 월세전환이 이어지고, 입주물량이 적은 상황이기 때문에 전세시장을 현재 상황만으로 쉽게 속단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4년치 인상분을 한 번에 올린 배짱 매물들이 시장에서 소화가 안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호가거품이 높아져 전세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수요들도 생기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 김나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