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CF, 고급차는 '감동'.. 스포츠·SUV는 '병맛'
2021.01.30 09:00
수정 : 2021.01.30 17: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국내 자동차 광고 콘셉트가 하이엔드 급에는 ‘감동’을, 중소형이나 스포츠세단에는 ‘재미’를 주는 방식으로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엔드 자동차를 선호하는 고소득층에는 품격을 강조하고, 중소형과 스포츠 세단 구매층에게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 27일 발표한 2015년~2020년 국내 승용차 시장의 차급별 수요 변화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SUV 등 RV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등 차종별 수요가 크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하이엔드급 플래그십 세단에는 고급화·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중소형 차종이나 스포츠세단, SUV·RV 등은 톡톡 튀는 마케팅을 진행하는 양상이다.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은 CJ ENM과 협업해 브랜디드 다큐 필름 ‘내가 가는 길은’ 시리즈를 내놨다. 이 시리즈는 K9을 매개로 각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1편은 김동우 독립운동 사진작가의 ‘항일의 섬 ‘소안도’를 기억하다’, 2편은 ‘구름빵’의 저자 백희나 그림책 작가의 신작 제작 과정을 따라가며 담은 ‘겨울이 끝은 아니야’다.
tvN 등 방송 채널과 유튜브 지식 큐레이팅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같은 디지털에 연계 편성된 이 시리즈의 1편은 tvN 방영 시간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5위에 올랐으며 유튜브에서 1개월 동안 총 35만회 조회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CJ ENM은 “브랜디드 필름임에도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계절에 따라 매칭해 영상미와 주제의식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N라인’ 광고는 자동차 본연의 성능이나 기능을 유머로 승화해 이른바 ‘병맛’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2.5 터보엔진과 최고출력 290마력 등 N라인만 보유한 4가지 고성능 사양을 알리는 소재로 고속도로 귀신의 히치하이킹을 선택했다. 귀신도 놀란 성능과 마력이라는 내용 덕분에 지난해 11월 공개된 이 광고의 시리즈를 모아둔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1월말 기준 850만회에 달한다.
쌍용자동차의 ‘올 뉴렉스턴’은 배우 박성웅의 영화 속 캐릭터와 대사를 밈으로 사용했다. 영화 ‘신세계’에서 박성웅의 대사인 ‘살려는 드릴게’를 사용해 렉스턴의 초고장력 4중구조를 통한 안전한 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동차로 이정재와 황정민을 위협하던 장면도 쌍용차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스토리로 위트있게 바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은 "최근 소비자 수요 추세가 대형화, 친환경화, 개성화로 전환되고 있어 앞으로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시장변화에 따라 고급·차별화로 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