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우한 조사 '본격'...中조사 전부터 "증거 없을 것"

      2021.01.31 15:24   수정 : 2021.01.31 15:24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 병원, 화난 수산물시장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기원 연구에 조만간 착수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이들의 활동을 ‘조사’가 아닌 ‘연구’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인터뷰, 자료제공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관영 매체는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에 “발원 증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WHO 전문가팀이 14일간의 격리를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면서 최초 집단 감염이 발생한 우한 화난 수산물시장을 비롯해 현지 병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등을 방문할 것이라고 31일 보도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주 정례 브리핑에서 WHO 전문가팀의 향후 일정에 대해 “(WHO 전문가팀의) 다음 일정과 어디를 방문할 것인지는 양측이 사전에 달성한 공통 인식에 따를 것”이라며 “언급한 장소에 전문가팀이 모두 갈 것이며 적절한 시기에 대외적으로 연구 결과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WHO 전문가팀 조사 결과를 놓고는 이미 회의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WHO는 이전에도 코로나19의 기원을 찾겠다며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의 경우 자오 대변인은 “WHO 전문가팀의 활동은 (코로나19 근원에 대한) 국제적인 연구의 일부분이지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당초에 선을 그었다. 연구는 조사에 비해 활동에 제약이 크고 강제력이 부족한데다, 중국 정부가 국가 기밀이나 영업 비밀 등을 명목으로 협조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 등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우한 발원설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찾는데 동참하기 위해 우한의 문을 열어준 것이지, 최초 발생 책임조사를 따지는 차원이 아니라는 의미다.

중국은 우한 발원설에 대해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육군 산하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을 공개해야 한다거나 2019년 하반기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미군이 처음 바이러스를 퍼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맞서왔다.

자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각자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다음 단계의 협력을 심화하는 것은 국제적인 연구에 도움이 된다”면서 “각국 고위 관료나 기자는 어찌 됐든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팀에 대한 지원과 신뢰를 충분히 주고 ‘불필요한 간섭’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미국과 호주 정부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WHO 이달 중순 회의에서 미국·호주 대표는 중국 정부에 “간병인, 이전에 감염된 환자, 실험실 종사자 등을 인터뷰하고 발병과 관련한 모든 의학 자료와 샘플, 주요 장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비판했었다. 중국 대표는 이에 대해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연구는 과학적 성질의 것”이라면서 “그것은 조정과 협조가 필요하다.
정치적 압박은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자국 내 전문가들을 인용, “화난 수산물시장은 코로나19 기원이 아니라 슈퍼 전파자이며 코로나19가 발원했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WHO 조사팀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코로나19 발생과 관련된 장소를 확인하고 최초 집단 감염 발생을 재구성할 것”이라며 “또 그곳에서 거래된 동물과 제품에 대한 기록을 찾고 당시 시장에서 일했던 몇몇 상인과 대화를 나누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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