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함수연, 충북 영동서 제자들과 감성 산공부
2021.01.31 15:59
수정 : 2021.01.31 15:59기사원문
판소리 명창들이 득음하기 위해 소리공부를 하던곳을 득음터라 부른다. 그래서인지 소리하기 좋은 명소를 찾아 국악인들이 합숙훈련을 떠나는 것을 ‘산공부’라 한다.
1년에 한두 번 합숙 훈련과 같이 한 장소에 스승과 제자들이 모여 일정 기간 공부하며 스승의 소리를 새겼으나 코로나19로 인한 5인 이상 집합금지, 9인이상 교육금지로 인해 국악예인들의 산공부가 중지된 상태이다.
이에 전통문화예술위원회는 1대1 시간대별 산공부 기획으로 판소리 불모지 충청의 소리 꿈나무들과 함께했다.
충청도에는 판소리 중고제가 있었다. 중고제의 시조이며 조선 8명창이라 일컬어지던 염계달은 여주에서 출발해 음성 벽절(가섭사)에서 득음한 후 충주의 관아에서 활동한 기록은 있으나 직계후손은 없었다고 충북 음성의 파주염씨 집성촌은 전하고 있다.
판소리 맥이 끊긴 지금의 충청은 불모지다. 이 불모지에 싹이 트고 있다. 여류 소리꾼 함수연( 사진)은 충북 증평에서 태어나 유년기시절 취미로 시작했으나 프로 소리꾼이 될 각오로 청소년기부터 성우향, 박송희, 박계향, 김수연, 채수정 명창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한계를 뛰어넘는 소리꾼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흥보가및 춘향가, 심청가 등을 통해 마음으로 말하는 소리를 얻기 위해 충북을 기점으로 노력하고 있다.
호남은 소리요, 영남은 춤이라 한다. 그래서 인지 소리꾼 함수연은 대학을 호남의 전남대학교 국악학과로 입학했다. 이후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석사 등을 마치며 박사과정을 준비하며 소리를 체계적으로 학문으로도 공부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KBS청주방송국 민요교실 강사,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청주지부장 등을 역임하며 청주, 대전, 충남, 세종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정진하며 대중뿐 아니라 어린예인을 대하는 태도에도 진중함이 더해지고 있다.
이번 산공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인심 좋은 캠핑장과 펜션 주인이 일체 다른 손님은 받지 않고 대문을 굳게 닫은 채 2000여평 대지에 젊은 예인들과 아이들만 공부할 수 있게 내줬다.
1대1 레슨 방식을 선택했다. 민주지산 물한계곡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난계의 고장 국악의 메카 영동은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국악을 체험하기 적합한 장소다.
특히 이 캠핑장에 천연 유황수가 용출돼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은 소리공부와 유황사우나를 병행했다.
새벽부터 밤까지, 밥 먹고 자는 것 말고는 산과 계곡에서 소리만 하던 기존의 산공부와는 달리 아이들은 천연 유황수 체험과 감성 캠핑까지 더했다. 그리고 계곡 옆 며칠이고 소리를 했다. 휴대전화도 반납하고 온전히 스승과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함수연 소리꾼은 지난해 연말 청주시의 도움으로 완창에 도전하려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올해로 연기됐다. 함수연은 세련되고 좀 더 쉬운 방식으로 일반인에게 다가가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렇게 함께 열공한 스승과 제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문제만 없다면 2월 27일 영동에서 발촉하는 대한민국 국악지휘자협회 창립총회의 오프닝 무대에서 충청소년소녀판소리단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정책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