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갇힌 ‘상괭이’ 탈출장치 설치 의무화해달라
2021.02.01 15:57
수정 : 2021.02.01 15:57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최근 제주 해안에서 해양생물보호종 상괭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상괭이 사인 중 하나로 꼽히는 혼획 방지를 위해 그물에 탈출장치 설치를 의무화 할 것을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1일 상괭이 보호를 위해 제주도가 추진해야 할 3가지 안을 제안한 가운데, 우선 “해양수산부가 올해부터 보급하는 상괭이 탈출 그물을 부착해야 한다”며 “제주 해역 조업 어선들에 대해 그물에 상괭이 탈출장치 설치 의무화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개발한 ‘해양 포유류 혼획 저감 어구’는 안강망 어구 속에 들어온 상괭이가 유도망을 타고 탈출할 수 있는 장치로, 해양수산부는 국비 10억원을 확보해 올해부터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핫핑크돌핀스는 또 “제주 남방큰돌고래나 상괭이 사체 발견 현장에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할 수의사를 고용해야 한다”며 “현재 도내에는 현장에서 부검할 수의사가 1명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폐사 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며 “상괭이 사체 신고 시 포상금 지급을 정확히 함으로써, 한 해 몇 마리가 어느 지점에서 혼획돼 죽는지 알아야 이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보호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괭이는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포획은 물론 유통과 판매도 금지되고 있다. 늘 웃는 듯한 상냥한 표정이어서 ‘웃는 돌고래’라는 별명이 붙은 토종 돌고래다. 주로 서·남해와 동해 남부 연안에 서식하고 있다.
한편 어민들은 상괭이 탈출용 그물을 사용하면 큰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어획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