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류현우 "核 체제 생존 직결..김정은 비핵화 못해"

      2021.02.01 16:49   수정 : 2021.02.01 17: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9년 탈북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 대사대리는 핵무기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체제의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류 전 대사대리는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에서 후퇴할 수 있고 김정은도 비핵화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총비서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선제적 비핵화를 요구한 것이 현재 교착 국면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부통령으로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참여한 만큼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그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북제재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현재 대북제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는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국제사회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펴고 있고 북한은 외화벌이 수단 대부분을 상실했다. 특히 해외에 나가 중노동을 하며 외화를 벌어들이던 노동자 대부분이 제재 압박 속에 북한으로 돌아갔다.

해외에서 번 외화가 김 총비서 일가가 사치품을 사들이고 통치를 하는 자금으로 이용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북제재는 북한 정권 상층부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류 전 대리대사는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 등과 함께 최근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급 외교관으로 북한 지도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노동당 39호실 담당 전일춘의 사위로 알려졌다.

그는 2019년 9월 근무지에서 이탈해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왔고 이 같은 사실은 최근에 와서야 알려졌다. '류현우'라는 이름도 탈북 이후 주민등록 과정에서 바뀐 이름이다.

류 전 대사대리가 밝힌 탈북 동기는 10대인 딸에게 더 나은 삶을 선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는 "딸에게 '엄마 아빠랑 자유를 찾아가자'고 말했더니 딸은 충격을 받은 뒤 '그래요'라고만 말했다"고 회고했고 "딸은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 남겨둔 형제자매 3명, 83세 노모, 고령의 장인·장모가 자신의 탈북으로 인해 처벌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며 "북한이 아직도 봉건적인 가족집단 처벌제도(연좌죄)를 21세기에 운영하고 있다는 게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류 전 대리대사는 "인권은 도덕의 문제"라면서 "북한 체제에서 인권 문제는 민감하고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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