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긴급사태 한 달 더'....도쿄올림픽 향해 '배수의 진' 쳤다
2021.02.02 14:38
수정 : 2021.02.02 14:38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사태 선언을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휴업 요청에 응하지 않거나 병원 입원을 거부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도 조만간 통과될 전망이다. 오는 7월 예정대로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스가 총리가 '배수의 진'을 치고, 방역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도치기현을 제외한 도쿄, 오사카 등 10개 지역에서 긴급사태를 연장하기로 하면서, 오후 8시 이후 음식점 영업 중지 및 대규모 이벤트 및 외출 자제 등이 다음달 7일까지 지속된다. 여행 장려 정책인 '고 투(Go To) 트래블' 사업도 잠정 중단 상태가 계속되며,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 조치도 유지된다. 현재 일본 국회에는 긴급사태 선언의 강제력을 부과하기 위한 신형 인플루엔자 대책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음식점 등이 휴업 요청에 응하지 않거나, 코로나 확진자가 병원 입원 등을 거부하는 경우 과태료를 물리는 것이 골자다.
일본의 긴급사태 선언은 기본적으로 요청과 자율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코로나 감염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으로 선언의 효과성이 점차 떨어진다는 지적 하에 벌칙조항을 추가하는 게 초점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스가 총리가 선언 연장에 나선 것에 대해 당초 예정한 3월 7일까지 코로나 봉쇄에 실패할 경우 도쿄올림픽(7월 23일 개막)개최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1개월간 '배수의 진'을 치고, 감염대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자민당 안팎에서는 도쿄올림픽의 명운이 3월에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3월 25일에는 후쿠시마현 J빌리지에서 성화 봉송이 시작된다. 성화봉송 전에 결정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2월 하순 부터는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일본 국민들의 불안도 점차 약화되면서 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도 누그러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근 교도통신, 아사히신문 등의 여론조사에서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을 7월에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은 10명 중 1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일본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 우선인 것이다.
긴급사태 선언 발효일인 1월 8일 일본 전역의 코로나 하루 확진자는 7882명이었으나 지난 1일 1792명으로 크게 감소한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안심하기에는 높은 수준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