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바이든 외교… 미얀마 제재했다 反中 틈 생길라

      2021.02.02 17:15   수정 : 2021.02.02 17: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베이징=홍예지 기자 정지우 특파원】 국제사회 복귀를 선언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본격적인 글로벌 외교를 시작했다. 일단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터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선 견제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한반도를 놓고는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미얀마 두고 복잡한 셈법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직접 성명을 내고 미얀마 쿠데타를 민주주의로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으로 규탄하면서 제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민주주의 진전을 기초로 수십년간 미얀마 제재를 해제했다"며 "이 진전을 뒤집는 것은 우리의 제재 법률과 권한에 대한 즉각적 재검토를 필요하게 만들 것이고 적절한 조처가 뒤따를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미얀마 군부에 쿠데타 철회를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대대적 제재를 하기엔 바이든 행정부의 셈법이 복잡해진다. 미얀마가 중국에 밀착할 가능성이 커진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주의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중국을 압박하려는 대중 구상을 세우고 있었다.

중국은 미얀마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2015년 미얀마에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중국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중국은 미얀마의 좋은 이웃으로서 미얀마 각 측이 갈등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는 미온적 입장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얀마 쿠데타는 바이든 대통령에 시험대"라며 미얀마를 중국에 밀착시키지 않으면서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의 민주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워온 성과 중 하나이기도 하다.

■北에 '당근과 채찍'… 러·中 향해선 비판

한반도와 관련해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방안으로 추가 대북제재와 외교적 인센티브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채찍과 당근'을 함께 손에 쥐고 흔드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보도된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의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그 도구에는 미 동맹국들과 협력해 추가 제재 뿐만 아니라 명시되지 않은 외교적 인센티브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TV 인터뷰였던 블링컨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동맹과의 협력을 토대로 효과적인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지난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핵 문제를 "매 행정부를 괴롭혔던 어려운 문제"라면서 "모든 선택지에 대한 접근법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압력을 강화할 지, 다른 외교적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수감을 계기로 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강경 진압한 러시아 당국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가능한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중국의 홍콩에 대한 조치가 지독하다면서 홍콩에서 중국의 탄압을 피해 떠나는 이들에 대해 미국이 안식처를 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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