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싸이월드, 도토리 대신 가상자산 쓴다
2021.02.03 14:43
수정 : 2021.02.03 14:54기사원문
경영난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던 싸이월드가 내달 서비스를 재개한다. 도토리 대신 가상자산을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싸이월드의 가상자산은 싸이월드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과거 도토리 처럼 쓸 수 있고,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싸이월드 "가상자산 발행할 것"
3일 싸이월드제트(Z)는 다음달 싸이월드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싸이월드Z는 최근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로부터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권을 10억원에 인수했다.
싸이월드Z는 싸이월드 서비스 재시작과 함께 가상자산을 발행도 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플랫폼 내에서 가상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싸이월드의 가상자산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되고, 플랫폼 내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김형중 교수는 "싸이월드가 새롭게 발행할 가상자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몰려들고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이미 싸이월드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을 감안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우선은 안정적인 서비스가 수반되고 이용자가 몰리는 게 1차 단계"라고 분석했다.
싸이월드, 과거 '클링' 실패 경험도
싸이월드는 이전에도 가상자산 사업을 시도한 바 있다. 전제완 대표가 싸이월드를 2016년 인수하면서 2019년 가상자산 클링(CKCT)을 발행한 것이다.
당시 싸이월드는 보상형 소셜미디어(SNS)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용자들에게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도토리' 대신 '코코넛'을 지급하고, 이용자들은 이를 클링으로 교환해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었다.
싸이월드는 당시 클링의 초기 발행량은 100억개로 잡았다. 실제 클링은 발행 후 같은 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제스트, 프로비트 등에 상장되기도 했다. 싸이월드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1차 판매에서만 4억8460만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잦은 서버 다운 등으로 안정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면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세금 미납으로 지난해 5월 26일 폐업하면서 클링 사업도 물거품이 됐다. 프로비트와 비트소닉 등은 클링 상장을 폐지했고, 코인제스트는 내부 논란으로 클링을 포함한 가상자산의 현금 출금이 불가능한 상태다.
싸이월드가 클링을 준비할 당시 클링 프로젝트의 어드바이저를 제안 받은 바 있는 김형중 교수는 "당시 싸이월드는 안정적인 운영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에 싸이월드Z가 대규모 투자를 받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 이용자들이 몰려서 가상자산에도 가치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롭게 싸이월드 사업을 하는 싸이월드Z는 새로 발행하는 가상자산과 기존 클링을 일정 비율로 교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