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악재, 악재...' 스가 총리 이번엔 장남 접대 의혹
2021.02.04 09:02
수정 : 2021.02.04 09:10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게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측근 뇌물 비위, 여당 의원의 심야 고급 술집 방문 파문에 이어 이번에는 장남이 반복적으로 일본 총무성 간부들을 상대로 접대로비를 펼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총리 아들임에도 접대 대상이 아닌 접대 주체라는 점이다.
일본의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은 지난 3일 일본 총무성 간부들이 위성방송 관련 회사인 도호쿠신샤에서 일하는 스가 총리의 장남으로부터 반복적으로 접대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4일 발매될 최신호에서 관련된 사진까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총무성은 전파나 위성방송 관련 행정을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이며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스가 정권에 치명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르면 올 여름 총무성 사무차관 승진이 확실시되는 다니와키 야스히로 총무심의관, 요시다 마비토 총무심의관(국제담당), 위성방송 등의 인허가에 관여하는 아키모토 요시노리 정보유통행정국장 및 그 부하 4명이 스가의 장남 측으로부터 지난해 10~12월 접대를 받았다.
1인당 4만엔(약 42만원)이 넘는 고급 음식점에서 식사와 함께 선물, 택시 티켓까지 수령했다는 것이다. 4차례에 걸친 접대에 매번 스가 총리 장남인 세이고씨가 동석했으며 이해 관계자와의 회식을 신고하는 절차는 이행되지 않았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세이고 씨는 스가 총리가 제1차 아베 내각에서 총무상으로 처음 각료가 된 2006년 총무상 비서관으로 기용됐으며 2007년까지 약 9개월간 비서관으로 일하다 2008년에 도호쿠신샤에 입사했다. 현재 이 회사 미디어사업부 엔터테인먼트 관련 총괄부장으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총리는 일단,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최근 스가 정권에는 악재만 잇따르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들에게는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오후 8시 이후 음식점 이용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여당 의원들이 심야 고급 술집을 방문한 사실이 발각돼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다. 또 스가 총리가 선거 때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가와이 안리 참의원 의원이 유권자를 매수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3일 의원직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측근으로 분류되는 요시카와 다카모리 전 농림수산상(자민당 중의원)이 계란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스가 총리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자민당 내에서는 올해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당의 간판'으로 쓸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조기 퇴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선거를 치를 때, 지역구 등 의원들의 면면보다는 정권을 대표하는 총리 얼굴을 보고 표를 던지는 이른바 "'총리 프리미엄'이 스가 내각에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총리 프리미엄은 내각 지지율에서 자민당 지지율을 뺀 값을 말한다. 선거의 얼굴로서 총리의 가치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