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네?" 미국 영화계 ‘미나리’ 골든글로브상 반응

      2021.02.04 12:14   수정 : 2021.02.04 12: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앞서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할 것으로 예고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3일 '미나리'를 이변없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호명했다. 그러나 각종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20관왕에 오른 윤여정은 이날 후보 명단에 빠졌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정이삭이 연출하고,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이자 제작자인 브래트 피트의 플랜B가 제작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하고, 공동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한국인 배우 한예리, 윤여정이 출연했다.

이에 버라이어티는 "윤여정뿐만 아니라 선댄스영화제 최우수 및 관객상 수상작인 '미나리'의 주연배우가 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 “골든글로브는 '미나리'가 미국 영화인데도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지명하는 기이한 결정도 내렸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즈 역시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상 후보 지명 제외을 꼬집으며 "윤여정의 후보 지명 제외는 골든글로브의 가장 큰 실수다.
작품상 및 각본상 후보에 올리지 않은 것도 나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는 홍수경 영화칼럼니스트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나 (한국계 미국인 제니 한 작가의 넷플릭스 히트작)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등의 성공 사례나 백인 중심 문화를 바꾸자는 취지의 ‘블랙 라이브즈 매터(BLM) 운동에서도 알 수 있듯, 미국 사회 전반에 다양성이 따르고 지켜야할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번 골든글로브의 '미나리' 외국어 영화 분류는 이러한 흐름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영화 '페어웰'의 룰루 왕 감독은 '미나리' 논란에 대해 자신의 SNS에 "올해 '미나리'보다 더 미국적인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에 출연 중인 아시아계 배우 앤드루 풍도 "미국에서 미국인이 주연하고 미국인이 연출하고 미국 회사가 제작한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영화가 왜 외국 영화인지 모르겠다"며 "슬프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미나리’ 공식 예고편에 댓글을 단 한 유튜브 이용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언급하며 “상영시간의 70%를 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로 하는 이 영화가 왜 외국영화가 아닌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으며 “'미나리'를 외국영화로 분류한 것은 '비서구' 언어가 들어간 영화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다. 이 영화는 배급사 A24의 다른 영화처럼 미국영화”라고 말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 영화와 TV업계를 취재하는 외국 언론인들의 조직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상이다.
영화 속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니라는 기존 규정에 따라 '미나리'를 미국영화가 아니라 외국어영화로 분류했다.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되면 작품상을 받을 수 없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역시 이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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