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검사입니다" 그놈 목소리에 국민들 3조원 털렸다
2021.02.05 07:32
수정 : 2021.02.05 09: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보이스피싱의 위험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누적 피해액이 3조원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3만1681건으로 피해액은 7000억원에 달하면서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총 누적 피해액은 3조937억원이다.
피해규모는 급속도로 커졌다. △2017년 2470억원 △2018년 4040억원 △2019년 6398억원 등으로 점차 늘면서 4년 만에 피해액만 2조원에 달했다. 지난 2006년부터 10년 간 1조1029 수준이었다.
범죄 수법이 날로 교묘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 신분증이나 구속영장, 금융감독원의 서류 등을 위조해 사용하는 탓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이 기소한 보이스피싱 사건 중 검찰 사칭형이 4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사칭형의 대표적인 사례는 ‘언론에 많이 등장한 검사’를 사칭하는 것이다. “‘00’ 검사인데, 대포통장 범행에 연루돼 있으니 시키는 대로 해야 구속을 면할 수 있다”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돈을 인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이 채 안 됐다.
피해금액을 돌려받는 것도 난관이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9년까지 피해자가 돌려받지 못한 피해액은 약 1조7000억원이다. 2019년 기준 누적 피해액 2조3937억 중 71%가 돌려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국가수사본부(국수본) 1호 단속 대상으로 지정해 대응에 나갈 전망이다.
경찰청에 처음으로 ‘전기통신 금융사기 수사상황실’을 설치해 지역별 피해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수사를 지휘하고, 각 시도 경찰청에 전종수사팀 191명을 배치해 숙주 역할을 하는 ‘콜센터’를 잡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