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외교수장 첫 통화, 대만·홍콩·미얀마 등 놓고 공세
2021.02.06 15:26
수정 : 2021.02.06 15:2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에게 “중국이 역내 안정을 위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미 국무부 보도자료를 인용,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5일(현지시간) 취임 후 양 정치국원과 첫 통화를 갖고 신장과 티베트, 홍콩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대만해협을 포함해 인도·태평양지역 안정성을 위협하고 국제사회 체계를 무시하는 중국에 책임을 묻고자 동맹국 및 협력국과 협업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무부도 이날 통화사실을 알리며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신장과 티베트, 홍콩을 포함해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계속 지지할 것임을 강조하고 버마(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에 중국도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양 정치국원은 “대만 문제가 가장 민감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미국에게 공세 자제를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대중국 강경책 계승을 시사했으며 양 정치국원은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맞섰다.
미국과 중국은 조 바이든 새 행정부 출범 이후 관계 개선보다는 상호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5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사전 아젠다 회의에서 다자주의를 수차례 언급하며 사실상 바이든 정부에게 전임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 것으로 촉구했다.
다자주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중국이 국제 사회에 수시로 꺼내들었던 이념이다. 중국은 자국을 이에 맞서는 ‘다자주의 수호자’로 홍보해왔다.
반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국으로 규정했다. 새 행정부 출범 후 백악과 관료들이 대중 정책 기조를 설명한 적은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의사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국무부를 방문해 ‘세계에서 미국의 위치를 회복하는 것’을 주제로 연설하면서 “중국이 우리의 번영, 안보,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제기하는 도전들과 직접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인권과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이들 분야에 대해서도 중국에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