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신용대출 증가폭, 중장년 3배… "한 방 아니면 미래 없다"

      2021.02.07 18:20   수정 : 2021.02.07 18:56기사원문
지난해 2030대 신용대출 증가폭이 40대 이후의 중장년층보다 3배 높은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빚투와 낮아진 취업률을 꼽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2030대에게 생존을 고민할 정도로 타격을 줬다는 평가다. 취업도 안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도 줄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자산 형성을 하지 못했던 젊은 세대가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자 미래가 없는 2030들이 '빚투'에 뛰어들고 있다는 의견이다.

■2030 일자리 줄어…생계자금 대출↑

7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신용대출(잔액기준)은 1월 5조2321억원이었는데 12월에는 7조4494억원으로 42.4% 증가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28% 늘었다.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40대가 16.5% 증가한 것에 비하면 젊은 층의 신용대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2030 청년 계층 중심으로 일자리 사정이 굉장히 나쁘다"며 "이들은 담보대출 여력도 없어 생활자금 등으로 신용대출을 많이 이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20대 경제활동참가율은 61.2%로 2019년 63.9%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대가 0.6%, 40대는 1.1% 감소한 것에 비하면 20대의 하락폭이 컸다. 정부 정책에 따라 노인 일자리인 60대 이상은 오히려 1.0%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20대 고용률도 55.7%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떨어졌다. 취업자도 14만 6000명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30대의 고용률(75.3%)도 전년 대비 0.7% 포인트 감소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는데 2030세대는 그동안 경제활동 기간이 짧아 모아둔 돈이 부족하다"며 "전적으로 대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주식에 '영끌' 위험

부동산 가격 상승, 주식 시장 활황도 2030대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줬다. 이들은 월급 빼고 주식, 부동산 모두 올랐다는 자조적인 목소리와 함께 주식, 부동산 같은 자산소득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실제로 지난해 키움증권에서 20·30세대가 새로 만든 증권 계좌는 117만개로 전년(25만개)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신규 개설된 증권계좌 723만여 개의 과반수가 2030세대 명의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에도 이들의 자금이 몰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건수는 3만617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이하가 7098건, 30대는 2만9079건으로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9년 1월 이래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총 거래 10만6027건 중 34.06%의 비중을 차지해 아파트를 산 10명 중 3명이 30대 이하로 나타났다. 통계작성 이후 30대 아파트 매입 건수가 40대를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문제는 자산가격이 떨어질 경우 빚으로 투자한 젊은 층이 더 크게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성태윤 교수는 "일자리가 있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상황에서의 대출이 아닌 것으로 봐야 한다"며 "추후에 자산시장 가격이 변동이 클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전문가는 "젊은 층이 신용대출을 받아 추가적인 소비로 이어지면 선순환 고리의 일부로 기여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주식 등 투자에 들어간다고 하면 추가적인 버블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버블의 징후 중 하나가 그 시장에 새로운 투자자들이 얼마나 진입했느냐인데 "현재가 그런 상황"이라는 게 성 교수의 분석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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